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지난달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기 때문에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해 대부분 동결로 예상했다. 연속으로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과 2009년 2월 이후 아직까진 없다.

또한 이미 지난달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하가 있었기 때문에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만큼 현재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금통위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및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금통위는 향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진단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오름세가 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은 0%대 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 수준을 나타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전망경로에 비해 하방위험이 높아져 당분간 0%대 초반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됐다. 장기시장 금리와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8

이주열 총재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며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외 여건 변화가 우리 경제 성장이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무역분쟁 등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 이런 여건의 전개 추이를 살펴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연관성을 고려해 보면 갈등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의 영향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2.2%)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성장률 전망 달성을 어렵게 하는 대외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수치로 바로 반영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홍콩사태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오는 10월 기준금리 결정에는 추가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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