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정통 개혁주의를 표방해 온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대신대)’가 교계에서 소위 이단으로 지목된 평강제일교회에 학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와 학생 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대신대 본관의 모습. (출처: 다음 로드뷰)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정통 개혁주의를 표방해 온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대신대)’가 교계에서 소위 이단으로 지목된 평강제일교회에 학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와 학생 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대신대 본관의 모습. (출처: 다음 로드뷰)

대신대 총학생회 기자회견 열어

“황영찬 명예총장, 매각 추진해”

법인 이사 중 4명이 평강 인사

“신학교 매각은 한국교회 기만”

 

학교 측 “매각 의혹 사실 아냐”

“평강 측 인사 사임 표명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근 잇따라 제기된 기독교 건물의 매입 의혹으로 교계가 시끌하다. 이 가운데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정통 개혁주의를 표방해 온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대신대)’가 교계에서 소위 이단으로 지목된 평강제일교회에 학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와 학생 간 논란이 일고 있다.

대신대 총학생회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설립자의 장남이자 실질적 소유자인 황원찬 명예총장이 평강제일교회 측에 학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실제 법인 이사회 중 4명이 평강 측 인사들이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평강제일교회와 학교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평강제일교회 이승현 담임목사를 만나 법인 이사회 중 평강 측 인사가 포함돼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이에 총학생회 측은 지난 5월 황 명예총장과 만나 학교 매각을 중단할 것과 평강 측 인사 4명의 사표를 받고 즉시 수리할 것을 합의했고, 황 명예총장과 공증을 거친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평강 측 인사 4명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연임을 결정하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총학생회의 설명이다.

이들은 “법인 이사회에 황 명예총장의 동생과 부인 등 친인척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평강 측 이사 4명과 뜻을 모은다면 11명으로 구성된 법인이사회는 언제든지 학교 매각을 결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총학생회장은 “정통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신학교를 이단에 매각하려는 시도는 학생과 교수, 교직원, 한국교회를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황 명예총장과 법인 이사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학교 측은 평강 측 인사들이 법인 이사회에 포함됐지만 매각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신대 교수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평강제일교회와 학교 인수와 매각에 대해 합의한 사실이 없다”면서 “평강 측 인사로 확인된 4명은 사임의사를 표명하기로 했고 이미 한 명은 지난 19일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가 이단에 넘어간다면 교수들이 목숨 걸고 반대할 것”이라고 학교 매각설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학교 측의 해명에도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총학생회가 학교 매각의 부당을 주장하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불법으로 규정, 총학생회를 해산하고 총학생회장을 퇴학시켰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규정에도 없는 징계위원회를 만들어 초법적이고 일방적으로 학생회를 강제해산하며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학교 측과 학생들의 대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신대는 총장 부재로 대행체제에 있다. 11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매각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개신교 대학이 이단 매입 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건 이번뿐이 아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측 신학교였던 안양대학교도 대순진리회에 학교를 매각하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안양대 매각을 반대하는 교수·학생·동문들은 비대위를 구성해 학교 운동장에 천막을 설치, 릴레이 농성에 나섰다. 이뿐 아니라 학교 매각 반대 등을 담은 탄원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는 등 반대 운동을 펼쳤고 끝내 매각은 무산됐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안양대 비상대책위원회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학교법인 우일학원의 학교 매각 의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안양대학교 71대 화양연화 총학생회 페이스북) ⓒ천지일보 2019.1.25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안양대 비상대책위원회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학교법인 우일학원의 학교 매각 의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안양대학교 71대 화양연화 총학생회 페이스북) ⓒ천지일보 2019.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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