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한·일간 무역전쟁을 가리켜 ‘경제왜전쟁’이라고 표현한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간 관계는 최악이다. 미국의 중재로 혹시 파국은 피할까 한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한반도에 일본에 대한 거대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에서의 제외는 한국의 성장을 근본적으로 막아보자는 평소 그들의 잔꾀가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언젠가는 조센진이 일본을 앞지를 수 있다. 이를 막아야 한다. 어떤 방법이든 한국의 추월을 막는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우익 아베와 혐안 정치 리더들의 복심이었을 게다. 

그 단초를 한국의 법원이나 외교 수완이 부족한 현 정부가 제공했다. 일본은 ‘얼씨구나 좋다’라고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국제 관계에서 증오는 미래를 예상하지 못한다. 순간의 감정만이 지배하는 것이다. 옛날 같으면 진짜 선전포고를 했을 상황이다.

지금 일본은 7년간 가장 비극적인 임진전쟁 이상의 한반도 공격을 단행하는 것이다. 미국도 일본에 경도돼 한반도와 동아시아 운명을 가늠하지 못하고 뒤에서 구경만하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한반도 엑소더스를 바라는 것 같다. 롯데와 삼성의 미국이전을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저 노골적으로 기대했다. 트럼프는 재선 욕구에 몰입돼 세계경찰국가의 자존심과 지위마저 팽개치고 있다.  

북한이 여러 차례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쏴대도 미국에 위해가 안 된다고 느긋한 멘토만을 날리고 있다. 실지 트럼프의 속내는 부글부글 끓겠지만 무척이나 김정은에 대한 분노감정을 인내하고 있는 것 같다. 

김정은은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면서도 도와 준 문대통령을 비난하고 겁박하며 위험한 불장난을 거듭하고 있다. 남한의 주요한 군사시설을 겨냥한 듯 300~400km 미사일, 방사포를 펑펑 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나 민족의 장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왕조정권 유지에만 집착 돼 있다. 

유엔 모르게 북한을 비밀리 지원해온 중국은 그들이 바라던 대로 한일관계가 악화되자 표정관리를 해 오고 있다. 이것이 본래 중국이 바라던 것이었다. 미국과 최악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한국 정부가 만지작거리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폐기를 반기고 있다. ‘지소미아’의 폐기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해체를 주장한 중, 북한이 줄 곳 주장해온 사항이었다. 

중국 관영 언론인 환구시보는 한·일 경제전쟁을 조롱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을 아직도 중국의 속국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 경제 전문가인 뤼번푸(呂本富) 중국과학원 대학 교수는 환구시보에 제재한 ‘한·일 분쟁이 제삼자에 주는 계시’란 칼럼을 통해서다. 뤼 교수는 손자병법 구절을 인용 “힘이 약한 군대가 오로지 강경 대응만 고집하면 강대한 적에게 포로가 될 뿐(小敵之堅 大敵之擒)”이라고 풀이했다. 한국을 약소국으로 지칭하며 일본에 굴복하라는 조롱이다. 

세계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미래는 지금 미증유의 시련을 받고 있다. 벌써부터 증권가가 패닉상태에 빠지고 해외자본이 움직이며 도산기업이 늘고 있다. 역대 정권이 극일을 외치면서도 일본의 무역전쟁 사태를 예견하지 못한 원인도 있다. 기업도 정부의 규제로 최첨단 기술력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일본에만 의존한 것도 패착 이유다.

북한의 겁박, 중국의 조롱, 일본의 성장방해, 이를 극복해야 만 한국은 살아남는다. 정부의 무능이 자초한 지금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적 단합과 대응이 필요하다. 7년간 임진전쟁을 치르면서도 끝까지 조선을 지킨 항왜정신과 6.25 폐허를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창출한 저력, IMF당시 위기를 기회로 삼은 DNA가 우리에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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