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1인 릴레이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물을 마시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1인 릴레이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물을 마시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전광훈 목사 ‘은행법 위반’ 혐의

“금융위 인가 없이 銀상호 사용”

김용민 이사장 ‘명예훼손’ 혐의

[천지일보=강수경‧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기총 해산을 촉구하는 ㈔평화나무 사이에 고소‧고발로 인한 경찰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은행법 위반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최근 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은행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2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2014년 한국 교회의 빚을 탕감하고 목회자 처우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이른바 ‘선교은행’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은행법을 위반한 혐의다.

전 목사를 고발한 고발인은 “전 목사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도, 은행 설립 요건을 갖추지도 않은 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은행’이라는 상호를 썼다”며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선교은행? 은행 설립 요건도 못갖춰”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고발한 고발인은 “은행법상 은행을 운영하려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 하며 한국은행이나 은행이 아닌 자는 상호에 은행이라는 문자를 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관련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전 목사는 최근 설교를 통해 이 선교은행과 선교카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우리가 그동안 청교도가 사고친 게 많잖아요”라고 운을 떼며 그 사례로 선교은행, 선교카드, 기독자유당을 들었다. 그는 “주님이 나를 꼭 잡고 계시는데, 그렇다면 내가 더 큰 사고를 칠 것을 잘못했다”며 “나같이 사고 잘 치는 사람도 드물지만, 사고를, 나는 치면 해결은 우리 주님이 하시잖아”라고 주장했다. 이 설교에서 전 목사는 “지금 우리가(한기총이) 전국에 253개 지역연합 조직 들어갔잖아요. 들어가서 우리가 선교카드 1000만장을 만들면”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선교카드 안 만들면 천당 가요? 못가요? 못가지. 어떻게 천당을 가, 그게 무슨 돈이 들어, 손해가 와? 그냥 너 카드 있는데, 하나 더 가지라는데. 그거 못하면 천당 못가지”라고 말해 논란을 샀다. 전 목사는 선교카드 있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말한 후 손을 든 교인들에게 ‘알짜’라고 칭찬하고, 선교카드 없는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시킨 후에는 “생명책에서 이름을 내가 지워버린다”고 엄포를 놓아 빈축을 샀다.

또 전 목사는 “선교카드, 이제 우리가 내년 4월 15일까지 1000만 기독교인들, 내가 그래서 한기총 대표회장 된 거란 말이야. 청교도만 가지고 안 되니까”라며 자신이 한기총 대표회장에 나선 본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 목사는 “1000만명이 선교카드 다 하면 딱 얼마냐면 20조”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20조도 중요하지만 당장에 내가 쓸 돈이 없어서 100억에 팔려고 그러니까, 여러분에게 여론 조사 할께요. 팔아? 말아? 안돼? 그러면 여러분이 돈 내놔. 난 내년 4월 15일까지 돈이 필요해요. 100억이 필요한데, 그래서 내가 안 팔기로 작정했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 목사와 관련된 고발은 또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할 당시 소속 교단 경력증명서와 추천서 등을 위조해 제출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돼 수사 대상이 된 상황이다. 경찰은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나무가 지난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입주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한기총 해산 촉구 제2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평화나무) ⓒ천지일보 2019.7.7
평화나무가 지난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입주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한기총 해산 촉구 제2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평화나무) ⓒ천지일보 2019.7.7

◆ 한기총 해체 주장하던 김용민, 경찰 조사 받아

평화나무 김용민(45, 목사) 이사장은 한기총과 대표회장 전광훈(63) 목사로부터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발됐다. 김 이사장은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5일 경찰에 출석했다.

김 이사장은 경찰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기총에 대한 발언·활동은 응당한 행위고 매우 공익적인 활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기총과 전 목사 측은 지난 4월 9일 김 이사장과 카타콤 대표 양희삼 목사를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김 이사장이 지난 3월 26일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기총은 바닥에 던질 쓰레기에 불과하다” “한기총은 전 목사의 사조직에 불과하다” 등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양 목사 역시 당시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등 한기총 해산 촉구 운동에 동참해 고발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장은 “한기총은 이미 한국 개신교회 목사와 성도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존재로, 걱정을 넘어 분노를 야기하는 한국교회의 암적 존재들”이라며 “한기총이야말로 한국교회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달 전 목사를 서울중앙지검에 내란음모 혐의로 고발했는데 나만 경찰에 출석하고 전 목사는 불러서 조사했다는 말을 못 들었다”면서 “검찰과 경찰은 경고를 묵살하지 말고 엄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종북·주사파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 하야를 촉구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한기총 명의로 성명과 시국선언문을 내고 “대한민국이 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가 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며 문 대통령을 향해 올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청와대 앞에 캠프를 차리고 한기총 회원들을 동원해 문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1일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평화나무는 이에 대해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내란음모 혐의로 전 목사를 고발했다. 평화나무는 한기총의 주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한기총 해산 청원서를 제출했고, 이달 22일 다시 한 번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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