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은행법 위반’ 혐의
“금융위 인가 없이 銀상호 사용”
김용민 이사장 ‘명예훼손’ 혐의
[천지일보=강수경‧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기총 해산을 촉구하는 ㈔평화나무 사이에 고소‧고발로 인한 경찰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은행법 위반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최근 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은행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2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2014년 한국 교회의 빚을 탕감하고 목회자 처우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이른바 ‘선교은행’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은행법을 위반한 혐의다.
전 목사를 고발한 고발인은 “전 목사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도, 은행 설립 요건을 갖추지도 않은 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은행’이라는 상호를 썼다”며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선교은행? 은행 설립 요건도 못갖춰”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고발한 고발인은 “은행법상 은행을 운영하려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 하며 한국은행이나 은행이 아닌 자는 상호에 은행이라는 문자를 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관련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전 목사는 최근 설교를 통해 이 선교은행과 선교카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우리가 그동안 청교도가 사고친 게 많잖아요”라고 운을 떼며 그 사례로 선교은행, 선교카드, 기독자유당을 들었다. 그는 “주님이 나를 꼭 잡고 계시는데, 그렇다면 내가 더 큰 사고를 칠 것을 잘못했다”며 “나같이 사고 잘 치는 사람도 드물지만, 사고를, 나는 치면 해결은 우리 주님이 하시잖아”라고 주장했다. 이 설교에서 전 목사는 “지금 우리가(한기총이) 전국에 253개 지역연합 조직 들어갔잖아요. 들어가서 우리가 선교카드 1000만장을 만들면”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선교카드 안 만들면 천당 가요? 못가요? 못가지. 어떻게 천당을 가, 그게 무슨 돈이 들어, 손해가 와? 그냥 너 카드 있는데, 하나 더 가지라는데. 그거 못하면 천당 못가지”라고 말해 논란을 샀다. 전 목사는 선교카드 있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말한 후 손을 든 교인들에게 ‘알짜’라고 칭찬하고, 선교카드 없는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시킨 후에는 “생명책에서 이름을 내가 지워버린다”고 엄포를 놓아 빈축을 샀다.
또 전 목사는 “선교카드, 이제 우리가 내년 4월 15일까지 1000만 기독교인들, 내가 그래서 한기총 대표회장 된 거란 말이야. 청교도만 가지고 안 되니까”라며 자신이 한기총 대표회장에 나선 본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 목사는 “1000만명이 선교카드 다 하면 딱 얼마냐면 20조”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20조도 중요하지만 당장에 내가 쓸 돈이 없어서 100억에 팔려고 그러니까, 여러분에게 여론 조사 할께요. 팔아? 말아? 안돼? 그러면 여러분이 돈 내놔. 난 내년 4월 15일까지 돈이 필요해요. 100억이 필요한데, 그래서 내가 안 팔기로 작정했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 목사와 관련된 고발은 또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할 당시 소속 교단 경력증명서와 추천서 등을 위조해 제출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돼 수사 대상이 된 상황이다. 경찰은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기총 해체 주장하던 김용민, 경찰 조사 받아
평화나무 김용민(45, 목사) 이사장은 한기총과 대표회장 전광훈(63) 목사로부터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발됐다. 김 이사장은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5일 경찰에 출석했다.
김 이사장은 경찰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기총에 대한 발언·활동은 응당한 행위고 매우 공익적인 활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기총과 전 목사 측은 지난 4월 9일 김 이사장과 카타콤 대표 양희삼 목사를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김 이사장이 지난 3월 26일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기총은 바닥에 던질 쓰레기에 불과하다” “한기총은 전 목사의 사조직에 불과하다” 등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양 목사 역시 당시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등 한기총 해산 촉구 운동에 동참해 고발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장은 “한기총은 이미 한국 개신교회 목사와 성도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존재로, 걱정을 넘어 분노를 야기하는 한국교회의 암적 존재들”이라며 “한기총이야말로 한국교회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달 전 목사를 서울중앙지검에 내란음모 혐의로 고발했는데 나만 경찰에 출석하고 전 목사는 불러서 조사했다는 말을 못 들었다”면서 “검찰과 경찰은 경고를 묵살하지 말고 엄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종북·주사파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 하야를 촉구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한기총 명의로 성명과 시국선언문을 내고 “대한민국이 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가 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며 문 대통령을 향해 올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청와대 앞에 캠프를 차리고 한기총 회원들을 동원해 문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1일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평화나무는 이에 대해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내란음모 혐의로 전 목사를 고발했다. 평화나무는 한기총의 주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한기총 해산 청원서를 제출했고, 이달 22일 다시 한 번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