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병순 목사(가운데) 등 한기총 조사위원회가 29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횡령 등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병순 목사(가운데) 등 한기총 조사위원회가 29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횡령 등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9

한기총 조사위원회, 횡령·사기 등 혐의 전광훈 목사 고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름으로 개설된 통장에는 단지 ‘이승만 대통령대학 설립기금’ 60만원이 전부다. 나머지는 본인 혹은 본인이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통장에 입금됐다.”

한기총 관계자들이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전 목사가 후원금을 빼돌려 개인의 정치적 활동에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한기총 내부 관계자들이 한기총 대표회장을 직접 저격하고 나선 건 이례적이다.

한기총 조사위원장 이병순 목사를 비롯한 조사위원회(조사위) 회원 6여명은 29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를 찾아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전 목사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조사위는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기총이 18차례에 걸쳐서 행사를 했는데 이 모금이 한기총 통장이 아닌 타 단체의 통장으로 입금이 됐다”면서 “전 목사의 취임 이래 한기총 통장에 입금된 건 60만원뿐이다.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됐느냐. 이것을 밝혀달라는 것”이라며 고발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왕정시대가 아니다”며 “한기총의 규정이 분명히 있고 정관이 있다. 정관이 지켜져야 하는데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위배되고 있기 때문에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기총 내부 특별기구인 조사위는 전 목사가 취임 5개월간 한기총 주최 행사 10여건을 열며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조사위원회가 29일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조사위원회가 29일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9

각종 행사 때 후원금 계좌 대부분이 한기총 명의 계좌 대신 전 목사가 총재(대표)로 있는 대국본이나 전 목사 개인 명의 계좌로 돼있었다는 것이 조사위의 주장이다. 극우단체로 알려진 대국본은 현재 전 목사가 대표(총재)로 있다.

다만 조사위는 전 목사가 구체적으로 얼마를 횡령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기자가 횡령 규모를 묻자 이 목사는 “경찰에서 그 액수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조사위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조사위원 중 한 명이 문자로 해고 통보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원래 해임을 하려면 임원회를 거쳐서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왕정시대 같이 ‘너 말 안들어?’라는 이유로 해고한다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한기총 전 목사 측 대변인이 현장에 나와 조사위의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전 목사 측은 “한기총이 주최한 행사에서 사용된 수입 지출에 관한 보고서는 매년 1월에 실시되는 총회에서 수입과 지출 보고와 결의가 있다”며 “아직 감사의 보고서와 회계 결산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회장의 공금횡령을 거론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또 “사랑제일교회 애국헌금과 청교도영성훈련원에서 지원되는 현금, 선교비 외에 어떤 단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금과 모금을 하지 않았다”며 후원금 모집 의혹에 대해 거듭 부인했다.

한편 전 목사는 후원금 횡령 의혹 외에도 한기총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사무실의 임대료 역시 장기간 체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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