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주여성 보호장치 시급히 마련해야
[사설] 이주여성 보호장치 시급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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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부인을 폭행한 남편 김모 씨가 구속됐다. ‘한국말을 잘 못해서였다’는 김씨의 아내 폭행이유에 나라망신이라며 공분이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씨에 대한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김씨가 구속되면서 남긴 말도 혀를 차게 만든다. ‘다른 남자도 나와 같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폭행을 정당화한 것을 넘어 한국 남성 전체로 일반화시키려했다. 두 살배기 아이 앞에서 부인을 몇 시간 동안 주먹과 소주병으로 폭행한 이 사건은 한국 남성 다수가 지닌 가부장적 사고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 가정폭력에 대한 낮은 감수성을 보여준다. 김씨는 술만 마시면 부인을 때렸다. 가정폭력이 얼마나 중범죄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뿐더러 이웃들마저 쉬쉬하기에 급급한 것은 그 자신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이 가정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낮음을 방증한다. 더군다나 아이 앞에서 엄마를 때리면 이는 아동폭력에도 해당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베트남 내부에서도 한국 남성들의 편협하고 가부장적이며 폭력적인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국가인권위가 지난 2017년 7월부터 8월까지 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3%(387명)가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한 이주민 인권단체는 성명을 통해 “결혼 이주여성은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필요로 들어온 소중한 사람들이라며 한국 사회의 성차별, 인종차별은 이들에게 굴레를 씌우고 억압과 희생을 강요해왔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남편의 폭행을 입증 못했다면 피해 여성은 추방당하는 것이 현재의 법이라고 하니 기가 막히다. 가정 폭력의 특성상 은밀히 이뤄지고 반복되는 특성에다 대부분 벌금형으로 끝나 호소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군다나 한국어가 미숙한 이주여성이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알리기는 더더욱 어렵다. 정부차원으로 이주여성이 가정폭력을 당했을 때 어디에 어떻게 연락해야 하고, 피해를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으로 방법을 알려주고 가해자를 엄벌하는 등 전반적이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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