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반년 만에 0.2%↓, 내년 2.6%
수출은 3.1%서 -5%까지 낮춰
고용 제외하고 주요지표 하향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가 반환점을 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반년 만에 0.2%포인트 다시 낮췄다.

정부는 3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2.5%로 제시했다. 또 취업자 증가 폭은 기존보다 5만명이 많은 20만명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0.1%∼0.2%포인트 높은 2.6%를 제시해 올해가 지나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극심한 투자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세제 지원과 기업투자 애로 해소를 뼈대로 하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고용을 제외한 주요 지표를 대부분 하향 조정하면서 정부도 경기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작년 12월에 2019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2.6∼2.7%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이어지고 있고,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4%를 기록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경제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서도 6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13.5%를 기록해 7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월(-5.8%), 2월(-11.1%), 3월(-8.3%), 4월(-2.0%), 5월(-9.5%)보다 감소폭이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이미 국내외 주요 기관은 대부분 2%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이 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4%로 낮췄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췄는데, 피치는 2.0%, 골드만삭스가 2.1%, 노무라가 1.8%로 낮췄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경상 GDP 증가율 전망에 대해서는 3.9%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와 투자 전망치도 낮췄다. 민간소비는 작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2.7%) 때보다 0.3%포인트 낮다. 설비투자는 -4.0%를 제시했다. 작년 말에는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감소할 것으로 판단을 바꿨다. 건설투자 역시 마이너스인 -2.8%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 -2.0%보다 감소폭을 약간 크게 내다봤다. 정부는 대외여건 악화로 투자와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6조 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효과, 투자·수출 활성화 등 활력 제고 노력을 반영해 이 같은 전망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20만명으로 전망했다. 각종 일자리 정책 효과가 나타남에 따라 직전 전망보다 5만명 상향 조정했다. 작년 실적(9만 7천명 증가)보다는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15∼64세의 고용률은 66.8%로 직전 전망과 같았다.

소비자물가는 0.7% 낮춘 0.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유가 하락과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 주로 공급 측면에서 나타나는 안정세를 반영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수출은 작년보다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말에는 3.1% 증가로 전망했지만, 현재 6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수입 역시 4.2% 증가에서 4.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고려해 경상수지 전망은 605억 달러 흑자였다. 작년 말 640억 달러에서 35억 달러가 줄었다.

정부는 내년 한국경제 전망치에 대해서는 GDP 성장률은 2.6%를 제시했고, 취업자 증가 폭은 20만명으로 올해 전망치와 같고, 소비(2.5%)·설비투자(2.8%)·건설투자(-1.5%)는 올해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마이너스로 전망한 수출과 수입도 내년에는 각각 2.1%, 2.0% 증가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635억 달러 흑자로 내다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2019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2019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대해서는 기업의 투자 여력을 총동원하기 위해 ‘세제 인센티브 3종 세트’를 마련하고, 10조원+α 규모의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통해 각종 규제나 행정절차 탓에 막혀있던 사업을 풀어준다는 주된 내용의 대책안을 내놨다. 특히 대기업에 각종 세제 감면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대기업 감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의 대책안은 투자 촉진에 총력을 기울여 민간·공공 부문의 투자 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아울러 기업의 설비투자 촉진을 위한 여러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혜택을 모두 ‘한시적’으로 주기로 했다.

먼저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한시 상향하기로 했다.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에 각각 1·3·7% 적용하던 공제율을 법 개정안 통과 이후 1년간 2·5·10%로 높여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투자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말 일몰되는 생산성향상시설·안전시설 투자세액공제 제도는 2021년까지 2년 연장하고, 적용 대상에 의약품 제조 첨단시설, 위험물 시설 등을 추가해 범위를 넓혔다.

기업의 법인세 납부 부담을 줄여주는 가속상각 제도는 올해 도입됐는데 연말까지 6개월간 한시 확대한다. 대기업이 투자하는 생산성향상시설, 에너지절약시설에 대해서도 가속상각(50%)을 허용하며, 중소·중견 기업은 가속상각 허용 한도를 50%에서 75%로 한시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같이 정부는 한시적 세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올 하반기에 투자를 당기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로 대책을 내놨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란 게 업계 대부분의 목소리다.

이외에도 정부는 각종 생활 SOC 사업을 신속 집행해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유도하고, 4조 6천억원 규모의 경기도 화성 복합테마파크 인허가를 신속 가동해 조속한 착공을 지원하는 등 민간의 투자 분위기 확산에 주력하기로 했다.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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