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자녀·연예인 포함 ‘클럽 VIP 카톡방’에도 몰카 공유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가수 정준영의 카카오톡 방에서 드러난 집단 성폭행 의혹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식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강남 클럽 VIP로 구성된 대화방에서도 여성들의 신체 사진, 성관계 영상이 불법 공유됐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29일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클럽 VIP 14명으로 구성된 단체 대화방 멤버들에 대한 수사에 다시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4∼2015년 여성들의 동의 없이 신체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돌려본 혐의를 받는다. 단체 대화방에는 재력가 자제, 영화배우, 클럽 ‘아레나 MD(영업사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사는 지난해 7월 여성 A씨가 단체 대화방에 참여해 있던 전 남자친구 B씨를 고소하면서 시작했다.

A씨가 제출한 고소장을 보면 B씨가 몰래 자신의 신체 사진을 찍고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공유했으며, 다른 여성들과의 성관계 영상과 사진 등도 대화방에서 공유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또 B씨가 이와 관련한 외장 하드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을 맡은 강남경찰서는 B씨를 지난달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경찰은 외장 하드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B씨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불법촬영물 영상이 오고 갔으며, 피해 여성이 다수인 점을 재확인한 후 지난 2일 검찰에 B씨를 다시 고발했다. 이번 재수사는 서울지방경찰청이 맡게된다.

경찰은 당초 수사에서 압수수색이 미진했다는 등 지적이 제기되자 당시 수사를 맡은 강남경찰서 팀장과 수사관을 지난 8일 파출소, 지구대로 전보 조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