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5주기 르포] 별이 된 아이들의 시간 멈춘 ‘기억교실’… “행복만 가져가길”
[세월호5주기 르포] 별이 된 아이들의 시간 멈춘 ‘기억교실’… “행복만 가져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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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 시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다. 기억교실은 2016년 8월 20일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3개월간의 구현 작업 후 동년 11월 21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천지일보 2019.4.16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 시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다. 기억교실은 2016년 8월 20일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3개월간의 구현 작업 후 동년 11월 21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천지일보 2019.4.16

유가족 “아픔, 잊히지 않는다”

기억교실 책상 위엔 ‘꽃·편지’

“잊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우리 태민이 포함해서 세월호 사고에 안타깝게 희생된 모든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힘들게 갔잖아요. 그동안 아팠던 시간 잊어버리고 행복했던 기억들만 가져가길 바랄 뿐이에요.”

세월호 참사 5주년을 하루 앞둔 15일 경기도 안산시 기억교실을 방문한 학생들을 맞이한 고(故) 이태민군의 어머니 문연옥(48, 여,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씨가 이같이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기억저장소에서 서명 스캔과 같은 보조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문씨는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과 함께 2학년 6반 기억교실을 둘러봤다.

천천히 교실을 거닐던 그는 “시간이 5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자식을 잃어버린 아픔이 잊히지 않는다”며 “주위 친척들은 이제 조금씩 잊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지만 아직 진상규명되지도 않았는데 내 자식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태민군은 부모 역할과 동시에 남편 역할까지 해주는 든든한 아들이었다고 회상하던 문씨는 “태민이를 너무 의지했기 때문에 태민이가 잘못됐을 때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끝내 말을 잊지 못했다.

문씨에 따르면 태민군의 꿈은 요리사였다. 요리사 되는 길이 험난했기에 크게 반대했지만, 고등학교 입학해서도 그 꿈이 바뀌지 않자 요리학원을 1년 정도 다니게끔 지원해줬다.

문씨는 “아들이 요리학원에 다니고 나서 처음으로 직접 저에게 생일상을 차려줬다”며 “그때 아들이 차려준 첫 생일상이 처음이자 마지막 생일상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며 울먹였다.

태민군이 생활했다던 2학년 6반 교실 뒤편에는 생전 사용했던 책걸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6반 교실 앞에는 ‘사랑한다 6반’ ‘너무 보고 싶어요’ 등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태민군의 책상 위에는 그의 꿈을 나타낸 요리사 복장을 입은 인형이 놓여있었고 보고 싶다는 내용이 적힌 편지들이 가득했다. 책상 위에 조화를 갖다 놓으며 새어나오는 눈물을 훔치는 방문객도 보였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다.기억교실은 2016년 8월 20일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3개월간의 구현 작업 후 동년 11월 21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천지일보 2019.4.15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다.기억교실은 2016년 8월 20일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3개월간의 구현 작업 후 동년 11월 21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천지일보 2019.4.15

기억교실에는 희생된 학생과 교사가 사용했던 책걸상 및 물품의 흔적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기억교실 책상 위에는 희생자들의 유품과 편지만이 쓸쓸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건물로 들어가는 1층 로비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내용의 쪽지가 걸린 나무가 서 있었다. 교실 내부 TV 스크린에는 아이들을 추모하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추모 영상 속 아이들의 밝은 미소는 교실의 고요한 분위기와 대비됐다.

교탁 앞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모습을 캐리커쳐로 그린 출석부가 있었고, 교실 칠판에는 ‘지금 지각이야. 그러니까 어서 빨리 와’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을 애타게 찾는 문구도 보였다.

학교 역사 동아리에서 견학차 처음 왔다는 박성진(가명, 17, 경기도 고양시)군은 “교실을 둘러보면서 부모님들이 보고 싶다고 쓴 편지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며 “솔직히 시간이 오래돼 잊고 있었는데 교실에 오니 그때의 아픔이 다시 기억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 5학년 때 봤던 뉴스 영상에서는 배 안에 있는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그때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고, 아직도 (그 말이) 귀에 맴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군은 “빨리 배에서 탈출하라고 말해야지 어떻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 수학여행을 갈 때마다 단원고 학생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더욱더 아팠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번이 기억교실 10번째 방문이라는 고등학교 역사 동아리 인솔 담당 선생인 이종섭(45, 남, 경기도 파주시)씨는 기억교실이 단원고에 보존돼 있을 때보다 느낌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온전히 보존하려고 애를 쓴 흔적은 보이지만 주변 환경이 바뀌다 보니 원래 느낌이 사라진 것 같다”며 “방문할 때마다 느낌이 달랐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방문자 수도 줄어들고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다.기억교실은 2016년 8월 20일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3개월간의 구현 작업 후 동년 11월 21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천지일보 2019.4.15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단원고 4.16기억교실’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다.기억교실은 2016년 8월 20일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겨졌다. 3개월간의 구현 작업 후 동년 11월 21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천지일보 2019.4.15

이씨의 말처럼 이날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단원고 기억교실을 찾은 사람들은 견학차 예약 방문한 10대 아이들 말고 한 두 사람이 전부였다.

한편 세월호 5주기를 맞아 16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는 희생된 261명의 단원고 학생 및 교사를 추모하고 안전사회를 염원하는 기념식이 진행된다.

이날 기념식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위원장 장훈)와 4.16재단(이사장 김정헌)이 공동 주관하고 안산시·교육부·경기도교육청·해양수산부 등이 지원한다. 행사에는 유가족과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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