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시내면세점 지역별 현황.
대기업 시내면세점 지역별 현황.

이달 중 제도운영위 열려

업체별 이견 커 갈등예상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정부가 시내면세점 추가를 위한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기준에 부합하는 지역에 4개에 달하는 데다 대기업 간에도 셈법이 다르고 중소기업들의 반발도 거세 업계가 논의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으로 시내면세점 신규 출점을 위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운영위)를 열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지난달 조건을 만족하는 서울, 제주, 경기, 인천 등에 신규 출점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추진했다. 경기와 인천은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출점에 환영하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서울시 별다른 의견을 보내지 않았고 제주는 신중한 자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부가 과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광역자치단체별 시내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20만명 이상 늘어난 경우 시내면세점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개정된 시행령 기준으로 신규 출점이 가능해 짐에 따라 운영위는 의견수렴과 논의를 통해 신규출점 기준을 충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특허의 수나 여러 조건들을 정하게 된다.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미 충분한 시내면세점수를 확보한 터주 대감들은 과열 경쟁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미 보따리상 위주의 경쟁으로 시장이 왜곡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 수만 늘어난다면 부작용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다.

하지만 이제 막 경쟁에 가세한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은 추가 출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세계의 경우 강북과 강남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주요 면세점 시장인 제주도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주에는 롯데와 신라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경우 해외 관광객이 많이 유입되는 것에 비해 쇼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규모 있는 쇼핑과 관광과의 결합이 필요한 상태다. 신세계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강북 상권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강남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오픈했지만 국내 대부분의 면세소비가 이뤄지는 강북에는 아직 매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무역센터점 오픈 당시에도 계속해 시내와 공항, 해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중소기업 역시 조건에 따라 입장이 갈린다. 대기업으로 면세점 매출이 쏠리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운영이 더 어려워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입국장 면세점을 차지하지 못한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시내에서의 기회에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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