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서 K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주요 브랜드. (제공: 각사)
면세점에서 K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주요 브랜드. (제공: 각사)

선글라스 넘어 가방·의류까지飛上

‘코리아 익스클루시브’상품 열광

업체 신규브랜드 유치전도 치열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코리아 익스클루시브(한국 전용)’ 상품에 대한 외국관광객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면세점에서의 K패션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1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K뷰티를 능가하는 K패션 열풍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선글라스로 시작했던 K패션의 열기는 가방은 물론 이제는 스트리트패션까지 번졌다.

◆‘코리안핏’에 아시아 열광

K패션 열풍의 포문을 연 건 선글라스다. 트렌디함은 물론 동양인의 얼굴에 맞는 ‘코리안 핏(Fit)’ 디자인에 아시아가 열광하면서 한국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에게 1순위 쇼핑품목이 됐다. 본격적인 조짐은 2015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등 아시아에서 흥행하면서다.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천송이 선글라스’로 입소문을 타면서 대한민국 면세점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등에 플래그십을 선보이며 글로벌 패션브랜드 수준의 대우를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는 LVMH 계열사인 앨캐터톤 아시아에서 600억원을 투자받았고 올해는 중국 휴대폰 제조사 화웨이와도 손잡고 오는 7월 출시될 스마트 글래스까지 선보였다. 카린과 베디베로 역시 K패션 흐름을 타고 면세점에서 선전하고 있다.

◆가방·의류도 싹쓸이 행렬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피브레노(FIBRENO)’ 제품. (제공: 피브레노)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피브레노(FIBRENO)’ 제품. (제공: 피브레노)

최근에는 가방과 스트리트 브랜드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피브레노(FIBRENO)’는 2013년 서울 창덕궁 돌담길에 5평 남짓한 매장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하지만 이후 중국인들의 눈에 띄면서 중국인들의 대량구매 브랜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면세점과 백화점으로 진출한 사례다.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 공항면세점에 먼저 자리를 잡았고 국내 면세점 중에는 신세계 명동점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다. 중국 관광객들이 색깔별로 구매를 하는 덕에 월 약 8만 달러를 팔아치우고 있다. ‘핑고백’으로 주목받고 있는 ‘파인드카푸어’도 국내 젊은 여성층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롯데본점면세, 신라면세 제주점, 신세계 면세 강남점 등에 줄줄이 입점, 완판을 기록 중이다. 토종 애슬래저 브랜드 ‘안다르’도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등에 입점해 관심을 받고 있다.

◆K패션 모시기 경쟁도 치열

아이유와 지코 등 연예인이 착용하며 붐을 일으킨 국산 트레이닝복 브랜드 ‘널디(NERDY)’. (제공: 널디 홈페이지)
아이유와 지코 등 연예인이 착용하며 붐을 일으킨 국산 트레이닝복 브랜드 ‘널디(NERDY)’. (제공: 널디 홈페이지)

가속되는 인기에 K패션 브랜드를 단독으로 선보이기 위한 면세점 간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국내 패션브랜드의 전년 대비 매출 상승률은 2017년 160%에서 2018년 180%까지 올라섰다. 올해는 기존 보이런던과 MLB 외에 1월부터 명동 본점에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 ‘아크메드라비’ 팝업 매장을 운영 중이고 온라인면세점에는 ‘임블리’와 요가복 브랜드 ‘뮬라웨어’도 영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아이유와 지코 등 연예인이 착용하며 붐을 일으킨 국산 트레이닝복 브랜드 ‘널디(NERDY)’를 지난해 7월 오픈한 강남점에 면세점 최초로 입점시켰다. 지난 1월 월평균 매출이 7월 오픈보다 3배나 증가할 정도로 반응도 좋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핸드백 브랜드 ‘그리다(GLIDA)’도 선보였다.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탄 그리다는 패치를 가방에 붙여 디자인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특이성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의류·가방·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을 보유해 2030대 젊은층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역시 신세계면세점 단독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패션·잡화 비중을 36%까지 늘렸고 이중 대부분을 K패션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캐주얼 보이런던은 물론 한섬의 듀오 디자이너브랜드 ‘스티브제이앤요니피(SJYP)’를 입점시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30여개 K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현재 ▲마르헨제이 ▲아이띵소 ▲로우로우 등을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이젠 명품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유니크한 브랜드(Korea Exclusive)를 찾고 있다”며 “한국 젊은 디자이너들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부담 없는 가격이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K패션에 열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자 알려지지 않은 스트리트 패션을 먼저 발굴해 입점시키려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핸드백 브랜드 그리다(GLIDA) 제품 이미지. (제공: 그리다 홈페이지)
핸드백 브랜드 그리다(GLIDA) 제품 이미지. (제공: 그리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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