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5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5

“이 정부 반문특위 반대한 것” 주장

정치권은 “국민에 대한 조롱” 질타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국민이 분열됐다”는 발언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민특위가 아닌 반문특위를 반대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해서 전부 친일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특위를 반대한 것”이라는 해명에 대한 비난이 거센 데 따른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라고 말한 걸 부정한 것은 없다”며 “페이스북 글 좀 잘 읽어보라. 국어 실력이 왜 이렇게들 없는지 모르겠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보훈처가) 극렬 공산주의자에 대해 서훈을 하려고 한다. 김원봉에 대한 서훈 추진도 마찬가지”라며 “그런 의미에서 반문특위가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서 정율성이라는 작곡가의 외손자를 만나며 한중 외교의 상징인 것처럼 말했는데, 정율성은 혁명군가를 만들며 공산주의 이념을 군가로 작곡한 사람”이라며 “정율성이란 사람은 올려주면서 친일파들이 만든 교가는 교체하는 운동이 있다. 역사공정의 하나로 본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 논란은 지난 1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라고 발언해 ‘친일청산 폄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을 지낸 101세 독립유공자 임우철 애국지사를 비롯한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을 규탄했다. 임 지사는 “자주독립운동 국가 완성을 위한 열망에 소금과 재를 뿌리고, 반민특위의 성공한 활동을 역사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나 원내대표의 해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국민 비판에 직면하자 반민특위가 아닌 반문특위라고 설명한 나 원내대표의 말은 사실 말장난이자, 국민에 대한 조롱”이라며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반문특위 망발은 해방 후 반민특위와 반문특위는 글자 한자 차이지만, 71년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역사적 왜곡망언”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비난이 쇄도하면서 그의 발언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