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정부가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석으로 나가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정부가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석으로 나가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김정은 대변인’ 발언 대치 계속
민주 “가짜뉴스, 거짓선동 일관”
한국 “권위주의 독재 되살아나”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3월 국회가 시작과 동시에 ‘꽃샘추위’를 만났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언의 당사자인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자, 한국당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맞제소로 대응했다. 상대 측 수장을 서로 윤리위에 쌍방 제소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3월 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도 전에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현재 국회엔 선거제 개혁 문제를 비롯해 ‘김태우 폭로’ 관련 특별검사 도입, 각종 의혹과 망언 논란으로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손혜원·서영교·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징계 문제, 유치원 3법 처리, 공수처 및 사법개혁안 처리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둘러싼 양측의 소모적 공방은 정국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나 원내대표를 향해 발언 철회와 대국민사과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문제가 된 연설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여론전에 힘을 쏟았다. 조정식 정책위원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가짜뉴스와 거짓선동으로 일관된 연설’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우선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론에 대해선 “가계소득 증가로 작년 4분기 경제는 3.1% 성장률을 보였다”며 “이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국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는 여당 소속 단체장에 대한 ‘현금 퍼주기’란 비판에 대해선 “면제 사업에 대구 등 비여당 출신 단체장 지역 사업도 모두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한국당 역시 대여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정부여당에 대해 ‘좌파독재’ 프레임 공세를 벌이고 있는 한국당은 이날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포문을 일제히 가동했다. 황교안 대표는 회의에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입까지 틀어막는 권위주의 정권시절의 공포정치와 독재정치가 사회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며 “대통령을 비판한다고 해서 야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을 방해하고, 제소하는 이런 독재적 의회 폭거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대 양당의 신경전 속에 제3당인 바른미래당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1월, 2월에 양당이 정쟁으로 국회 보이콧을 주고받더니, 국회가 열리자마자 서로가 상대 지도부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여전히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양당은 싸우기 위해서 국회를 열어놓은 것은 아닌지 생각될 정도”라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