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첫 정식 재판이 열린다. 그간엔 변호인단 전원 사임으로 재판이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417호 대법정에서 임 전 차장의 첫 정식 재판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이 아닌 정식 재판이므로 임 전 차장은 반드시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 임 전 차장이 법원에 나오면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진 지 117일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임 전 차장에 대한 공소사실의 주된 내용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변호인단의 의견 진술 순서로 이뤄진다. 임 전 차장 본인이 직접 공소사실에 대해 말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난 1월 임 전 차장의 기존 변호인단이 재판 진행에 항의하면서 사임한 뒤로 새로 변론을 맡은 변호인들이 아직 기록 검토를 끝내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재판에선 구체적인 변론보단 대략적인 혐의 부인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전 차장은 징용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소송을 둘러싼 ‘재판거래’ 의혹 등 30여개 범죄 사실로 11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올해 1월엔 전·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재판과 관련한 민원을 받고 판사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지난달엔 특정 법관을 사찰하고 인사 불이익을 주려는 목적으로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실행했다는 혐의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기소될 때 세 번째 기소됐다.
애초 3차 기소 사건은 양 전 대법원장 등과 함께 형사35부에 배당됐으나, 법원이 임 전 차장 사건만 떼서 기존 사건이 있던 36부 사건에 병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