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앞둔 노승 설조스님은 왜 또다시 단식 나섰나
아흔 앞둔 노승 설조스님은 왜 또다시 단식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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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승 전 총무원장 구속과 조계종 종단 개혁을 촉구하며 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승 전 총무원장 구속과 조계종 종단 개혁을 촉구하며 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3

 설조스님 단식 12일째… “자승 내보내야 종단 정화”

“원행 집행부 역시 자승 세력… 적폐 청산 못 이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정 총무원장은 퇴진했지만 종단 적폐 청산은 또다시 방향을 잃게 됐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우리 종단의 개혁을 위해 기꺼이 ‘거름’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스님에 대한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자 총무원장의 사퇴와 종단 개혁을 주장하며 41일간 단식을 벌였던 설조스님이 또다시 단식에 나섰다. 아흔 살을 코앞에 둔 노구의 몸을 이끌고 스님은 왜 두 번째 단식에 나섰을까. 25일 단식 12일째를 맞았다. 본지는 서울 종로구 정정법당에서 단식 중인 설조스님을 지난 23일 만나 그 자세한 사연을 들어봤다.

설조스님은 “지난여름, 조계종 적폐 청산을 위해 오랜 기간 동안 들끓었던 분위기가 설정 퇴진 이후 한순간에 침체됐다”며 “우리 집안의 사정을 알고도 주저앉을 수가 없어 다시 단식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조스님은 “많은 불자나 일반 시민들은 조계종 총무원장이 교체된 이후 적폐 청산이 된 것처럼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내막은 그렇지 않다”며 “설정은 자승의 인형에 불과했다. 인형이 바뀐 것뿐이지 인형을 놀리는 사람이 건재하기 때문에 종단 내 적폐가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폐의 원흉인 자승은 설정을 버리는 카드로 택한 뒤, 새 원장을 내세워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위장했다”며 “‘자승 구속’을 외치는 불자들의 외침은 사라졌고, 종단의 상황은 단식 이전보다 훨씬 나빠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조스님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자승 전 총무원장 구속과 조계종 종단 개혁을 촉구하며 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은 25일 단식 12일째를 맞이했다. ⓒ천지일보 2019.2.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승 전 총무원장 구속과 조계종 종단 개혁을 촉구하며 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3

지난해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었던 설정스님을 둘러싸고 학력 위조와 은처자 의혹 등이 쏟아지면서 설조스님은 설정스님의 퇴진과 조계종의 개혁을 요구하며 단식에 나섰다. 원로 설조스님의 단식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설정 퇴진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설조스님은 단식 41일째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단식을 중단했다. 설정스님 퇴진 이후엔 조계종 주도권은 원행 스님이 잡게 됐다.

설조스님은 원행 총무원장 체제로는 교단 내 적폐 청산을 절대 이룰 수 없다고 단언했다. 스님은 “현 원행 집행부는 ‘자승’에 의해서 꾸며진 집행부기 때문에 적폐 세력들을 정리하리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탄을 받고 퇴진해야 하는 자승 세력이 구성한 집행부는 ‘고인 물’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또 스님은 문재인 정부가 사회 적폐 청산엔 열심이지만, 종교계 적폐 청산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지난 14일 ‘단식 기도문’을 통해선 문재인 정부가 조계종 적폐의 원흉과 함수관계에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설조스님에 따르면 스님은 단식을 중단했던 지난해 8월 초 청와대 한 관계자가 모 인사에게 “설정 총무원장 퇴출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고 발언한 것을 전해 들었다. 이는 문 정부가 조계종 적폐청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게 설조스님의 주장이다.

또 스님은 단식 중에 천막에 찾아온 정부 부처 고위관계자가 “조계종 문제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발언했다며 이 같은 발언은 자승 전 총무원장과 어떤 함수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조스님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승 전 총무원장 구속과 조계종 종단 개혁을 촉구하며 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은 25일 단식 12일째를 맞이했다. ⓒ천지일보 2019.2.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승 전 총무원장 구속과 조계종 종단 개혁을 촉구하며 다시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3

스님은 종단의 정화를 위해서는 “자승을 종단에서 내보내야 한다”며 “문 정부도 자승과의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단식에 기한은 없다.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도 없이 오직 홀로 한다. 스님은 앞선 단식으로 몸이 더 쇠약해졌지만 “생명이 다하더라도 교단이 정화되기 전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설조스님은 “일부에서는 이번 단식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내가 단식을 하는 것은 효과가 있건 없건 교단을 위해 내가 할 바를 하는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언론과 불자들이 침묵하고 있더라도 나는 그 침묵을 깨고자 한다”라며 “한 사람도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단의 내일이 어떻게 되겠는가, 그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설조스님은 “정부는 자승과 관계에 대해서 대답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정교분리라는 명분으로 부당하게 자승을 보호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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