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조스님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 법당에서 정정법회 개원 법회를 열고 법문을 설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조스님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정법회 법당에서 정정법회 개원 법회를 열고 법문을 설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4

“원행스님 체제도 태생적 한계 가져
고착화되기 전 종단 적폐 청산해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개혁을 요구하며 41일간 단식을 벌였던 설조스님이 89세의 나이에 또다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불교계 언론에 따르면 설조스님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정정법당에 있는 불전 앞에 엎드려 종단이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가피를 내려달라고 기도한 후 곧바로 단식에 돌입했다.

40여일 단식으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설조스님은 “현 총무원장 원행스님 체제 역시 자승 전 총무원장의 힘을 빈 태생적 한계를 가졌다”며 “지금이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구집권을 꾀하기 좋은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조스님은 “적폐 세력은 설정 원장 퇴진 후 새 원장을 내세워 마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위장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시간이 가면 고착화되고 호도될 것”이라며 단식에 돌입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설조스님은 ‘단식 기도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조계종 적폐의 원흉과 함수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스님은 단식하던 지난해 8월 초 청와대 한 관계자가 모 인사에게 “설정 총무원장 퇴출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고 발언한 것을 전해 들었다”며 “이는 문 정부가 조계종 적폐청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또 스님은 단식 중 천막에 찾아온 정부 부처 고위관계자가 ‘조계종 문제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한 발언은 “자승 전 총무원장과 어떤 함수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 설조스님은 “조계종 적폐 주범들 보호가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하는 공정한 사회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피치 못 할 어떤 함수관계여서인지, 이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 정진을 다시 결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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