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7대 종단 지도자를 오찬에 초청해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위)과 18일 7대 종단 지도자를 오찬에 초청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2017년에는 모두 손을 잡고 손을 찍었지만, 올해는 손을 잡지 않고 있는 모습이 비교된다. (출처: 청와대, 뉴시스) ⓒ천지일보 2019.2.18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7대 종단 지도자를 오찬에 초청해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위)과 18일 7대 종단 지도자를 오찬에 초청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2017년에는 모두 손을 잡고 손을 찍었지만, 올해는 손을 잡지 않고 있는 모습이 비교된다. (출처: 청와대, 뉴시스) ⓒ천지일보 2019.2.18

문재인 정부 공개적 비난 발언 구설수 올라

2017년 청와대 오찬과 달라진 종교지도자 맴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7대 종단 지도자와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엔 그간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던 개신교 보수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도 초청돼 참석여부를 놓고 이목이 쏠렸다. 전 목사는 끝내 문 대통령과 7대종단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날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한기총 관련 한 인사는 “전 목사가 일부러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방향이 달랐는데, 가는 게 껄끄럽지 않았겠나”라고 관측했다.

전 목사는 앞서 지난 15일 진행된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에서도 공개적으로 문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좌파 정부’로 규정하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전 목사는 작심한 듯 정부를 비난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좌파정부가 한국교회를 탄압하고 있다. 절대 이 사실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지금 청와대를 점령한 사람들은 이승만 대통령이 집권할 때 격렬하게 저항한 남로당의 찌꺼기들이다. 또한 북한에서 온 주사파라는 찌꺼기가 붙어서 청와대 점령하고 대한민국을 해체하려고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에 가서 자신을 남쪽 정부의 대표라고 했다”며 “그 말의 뜻은 뭘까. 대한민국은 아직 건국되지 않은 나라라는 뉘앙스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자신이 최초로 국가를 세워보겠다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며 “아마 돌아오는 3.1절날 3.1절의 역사를 왜곡하는 시도를 할 것 같은 예상이 든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그리스도가 세운 나라를 결단코 그들에게 내어줄 수 없다”며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할 일이 너무 많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국가의 해체를 막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전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이 같이 활동했던 그가 갑자기 노선을 바꿔 7대 종단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직함이 있어서 한기총이 현 정권을 거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종교의 역할과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와 닿는다”며 “100년 전 독립운동에 앞장선 민족대표 33인은 모두 종교인이었고, 시위를 준비하던 학생들도 민족대표들의 독립선언식 준비 소식을 듣고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주일간 전 세계 종교인과 함께하는 세계종교인평화기도회를 개최하고, 3.1절 정오에 전국 종교시설에서 일제히 타종식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언급하며 “3.1 독립선언에 대한 큰 기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찬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성균관 김영근 관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에도 7대 종단 지도자들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때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종교계 마음을 모아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에는 개신교에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김영주(NCCK 전 총무) 목사와 한기총 엄기호 목사가 참석했다. 김영주 목사는 참석 후 개신교 대표성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불교에서는 조계종 당시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참석했다. 설정스님은 불명예 퇴진을 하는 바람에 올해는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은 교단 인사 이동으로 올해는 오도철 교정원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천주교, 천도교, 성균관, 한국민족종교협의회는 지난해와 올해 대표 지도자가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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