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종교지도자 초청 3.1운동 100주년 기념 주요기관 대표자 간담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종교지도자 초청 3.1운동 100주년 기념 주요기관 대표자 간담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1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국내 종교계가 분주하다. 국내 7대 종단으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김희중 대주교)는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3.1운동 100주년 세계 종교인 평화기도회’를 전 세계 20개국 33명의 종교지도자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대 종단’이라는 타이틀은 종교계를 대표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었고, 매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언론매체들은 KCRP의 발표를 앞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국내 7대 종단을 대표한다는 KCRP의 일부 종단은 그 종단의 대표성을 띄는 유일한 단체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7대 종단’이라하면 KCRP에 소속된 개신교·불교·유교·원불교·천도교·천주교·민족종교 종단을 가리킨다. KCRP는 1965년 민족종교를 제외한 6개 종단이 대화모임을 갖는 데서 출발했다. 이후 전신인 ‘한국종교인협회’가 설립됐다. 6개 종단에 한국민족종교협의회가 가입함으로써 현재의 7대 종단 연대협력기구로 결성됐다. 이후 매해 종교계 연대 사업과 이웃종교화합활동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체가 됐다.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단체로서 종교간대화과 남북종교인교류, 국제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는 등록 단체로서 활동들이 주목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KCRP를 국내 종교계 전체를 대표하는 단체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회원 단체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한불교조계종,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민족종교협의회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앙집권형태를 띄는 단일 종단인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은 각 단체가 대표성을 갖는다. 그러나 문제는 개신교와 불교, 민족종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연구용역으로 지난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발표한 ‘2018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국내 불교 단체는 482곳, 개신교는 374곳이나 된다.

조계종은 규모로는 한국 불교단체 중 가장 큰 곳이지만 482곳이나 되는 불교단체 중 하나일 뿐이다. NCCK는 개신교 진보진영 연합기구로 예장통합, 기감, 기장, 구세군, 성공회, 복음교회, 기하성, 정교회, 루터회 등 9개 교단만이 가입돼 있다. 개신교 보수진영 교단과 신흥 교단들은 배제돼 있다. 천주교와 개신교보다 늦게 국내에 유입돼 자리를 잡은 이슬람교와 SGI, 몰몬교, 바하이교 등 외래 종교도 포함돼 있지 않다.

㈔한국종교협의회(종협, 회장 유경석)가 1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종교평화헌장 제정·선포식’을 개최한 가운데 종단 지도자들이 종단 화합 퍼포먼스로 합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한국종교협의회(종협, 회장 유경석)가 1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종교평화헌장 제정·선포식’을 개최한 가운데 종단 지도자들이 종단 화합 퍼포먼스로 합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이웃종단과 연합해 화합활동을 벌이는 단체로서 KCRP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1965년 KCRP가 태동하던 해에 불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가톨릭, 개신교 등 6개 종단이 참여하는 ‘한국종교연구협회’가 창립됐다. 1970년대 통일교, 천리교가 가입했고 1990년대부터는 이슬람교가 동참하는 등 기득권을 갖지 못한 종단들이 가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단체명은 ‘한국종교협의회(종협)’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은 헌법 제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조항에 따라 종교를 선택할 자유와 그 종교를 인해 차별 받지 않을 권리 또한 갖고 있다.

한국 종교 7대 종단을 대표한다는 KCRP가 종교계 전체를 아울러 대표성을 가지려면 회원 교단의 다양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KCRP 외에도 종교 간 대화와 소통‧연합을 시도하는 다른 여타의 단체들을 발굴‧지원해야 종교 간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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