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8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8

홍영표 “한국당만 시대착오적”… 바른미래·평화당도 비판 가세

한국당, 정상회담 날짜에 의구심 여전… 전대 연기는 안하기로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오는 27~28일로 예정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 일정이 겹쳐진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8일 음모론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도 음모론을 비판하는 데 가세하면서 공방이 불붙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담 개최날짜가 한국당의 전당대회 날짜와 겹치는 것을 두고 총선을 겨냥한 신북풍, 문재인·김정은 공동정권의 요청 등 상상을 초월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는 한국당 전당대회 후보를 중심으로 터져나온 음모론에 대한 반박이다. 앞서 북미 정상회담 날짜가 한국당 전당대회 날짜인 27일과 겹치는 27~28일로 결정되자 홍준표 전 대표는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북핵 문제조차도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는 책략에 분노한다”고 했고, 김진태 의원은 “김정은·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요청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그런데 유독 한국당만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안착을 위해 북미 양측이 오랜 줄다리기 협상 끝에 결정된 것을 세계가 안다”며 “한국당의 주장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신북풍의 기획자”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도 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신북풍’이라는 용어와 관련해 “시대착오적 용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을 겨냥해 “역사적 전환기에 냉전 시대의 수구보수적 대북관으로 국민여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한국당이 그렇게 세계적으로 큰 당이 아닌데 과대망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날짜 결정에 대한 의구심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에 제1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참패를 맛본 한국당으로선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쓰나미처럼 지방선거를 덮었고,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며 “(이번에도) 한국당 전당대회 날짜와 겹친 것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이것이 의심이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행여나 내년 총선에서 또 한 번 신북풍을 시도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신북풍으로 재미를 본 정부여당이 혹여 내년 총선에서 신북풍을 계획한다면 ‘아서라,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오후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통해 전당대회를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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