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중 업무오찬 후 통역 없이 잠시 산책에 나섰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트럼프, 비핵화 문제에 중국 협력 기대할 듯

김정은, 체제안전보장 위해 중국 활용 전망

중국, 북한 비핵화 관련 ‘역할론’ 과시 기회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이 확정적으로 발표된 가운데 북미·미중 연쇄담판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미중회담은 북핵 문제와 함께 무역전쟁 종전을 두고 해결의 신호탄이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서의 신년 국정연설을 전후해 북미 2차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알렸다. 이에 글로벌 핵심현안인 북한 비핵화와 미·중 무역전쟁을 동시에 조율할 관련국들의 연쇄담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무역전쟁의 ‘종전’을 화두로 올릴 미중 정상회담 개최 예고는 국정연설에 앞서 방송사 앵커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달 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개최 국가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도시는 거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다낭 개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미중정상회담의 장소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27∼28일에 맞춰 다낭 또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정상간 회동도 같은 기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미중정상회담이 시기상 북미정상회담과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미·중 정상이 같은 시기에 한자리에 모이는 그림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이들 외교가들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개연성을 갖추고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같은 ‘연쇄적 정상외교’ 세팅에는 북·미·중 3국 정상의 이해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으로서는 협상시한이 다가온 무역전쟁과 함께 북핵문제도 동시에 풀어보려는 G2(주요 2개국) 차원의 컨센서스가 형성돼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중국의 협력을 긴요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이 예고된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한 것도 결국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확실한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쌍궤병행’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 소외론’을 딛고 이른바 ‘역할론’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로 보여진다는 관측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단순 북미·미중 양자회담의 연속이 아니라 북미중, 또는 남북미중과 같은 다자외교 형태로 판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당사자인 남북미중 4자가 참여해 공통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상징성과 이행의 효율성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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