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년 사망자 2년 전보다 1.45배 늘어

상봉 당시 처음 보는 자녀·조카와 만나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이산가족의 고령화와 건강문제로 생존자들이 해마다 줄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만 4900여명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3일 통일부에 따르면,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2018년에 1988년부터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지난해 12월 말 기준) 13만 3208명 중 4914명이 숨을 거뒀다.

지난해 12월에만 322명이 사망해 사망자는 모두 7만 7221명이 됐다. 현재 가족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이산가족 생존자는 모두 5만 5987명이다.

이산가족 고령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져 사망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생존한 상봉 신청자는 90세 이상이 20.6%(1만 1533명), 80∼89세가 41.1%(2만 3013명), 70∼79세가 23.0%(1만 2850명) 등으로 70대 이상이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가족관계별로 보면 부부·부모·자녀가 41.%(2만 3035명), 형제·자매가 42.8%(2만 3967명), 3촌 이상이 16.1%(8985명) 등이었다.

생존자 현황. (출처: 통일부)
생존자 현황. (출처: 통일부)

특히 2018년 사망자는 2년 전보다 1.45배나 늘었다. 지난 2016년에는 3378명, 2017년에는 3795명이 사망했다.

이산가족의 고령화 실태는 지난해 8월 진행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상가족 상봉자들이 숨져 찾던 형제·자매가 사망하자 한번도 본 적 없는 자녀, 조카 등을 만나는 사례가 상당히 많았다.

행사 당시에도 고령자가 많아지자 이전에 20명씩 배치했던 의료진을 1, 2차 모두 각각 24명, 22명씩 증원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소방 인력도 처음으로 회차마다 8명씩 배치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겠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측과 상설면회소 개소 ▲화상상봉 및 영상편지 교환 등을 합의했다. 화상상봉 장비의 대북제재 면제를 위한 대미 협의가 길어져 당초 염두에 뒀던 설 명절 화상상봉은 일정이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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