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소재 한 젖소 농가에서 29일 오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9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소재 한 젖소 농가에서 29일 오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9

 

주민 ‘안타까움·놀람’ 내비쳐

방역당국, 소120마리 살처분

근처농가, 구제역 의심 신고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소들이 먹었던 사료와 건초를 태우고 있습니다. 소들은 축사 내부에서 살처분 되고 있는데 오늘 중으로 마무리될 겁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안성시 금광면 소재 한 젖소 농장 근처에서 만난 방역당국 관계자는 ‘방역 작업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는지 알려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답했다.

농장으로 통하는 길목에 서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던 방역 관계자 뒤로 보이는 커다란 구덩이 안에서는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랐다. 지게차는 연신 건초더미를 옮겼고, 굴착기는 농장에서 나온 잔존물을 묻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중장비들이 기계음을 울리며 방역 작업이 한창인 현장에서는 평온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찾기 힘들었다.

앞서 이 젖소 농장에서 신고된 구제역 의사환축을 정밀검사한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이날 혈청형 ‘O형’ 구제역으로 최종 확진됐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구제역 소식에 농장 인근 주민들은 당황스럽고 놀란 마음과 함께 농장 주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살처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현장을 바라보던 음영선(64, 여)씨는 “엊그제까지 평온했는데 갑자기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하니 적지 않게 놀랐다”면서 “무엇보다 소 주인이 걱정이다. 한 동네 사는 우리 이웃인데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소재 한 젖소 농가에서 29일 오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9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소재 한 젖소 농가에서 29일 오후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9

 

안타까운 마음은 농장 인근 주택에 사는 황정식(가명, 50대, 남)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가장 염려되는 것은 농장주인”이라며 “같은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 잘 아는데 갑자기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하니 피해가 상당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어제 저녁까지도 상황을 몰랐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방역복을 착용한) 사람들을 보고 알게 됐다”며 “검사 결과 확진됐다는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제역은 소, 돼지, 사슴 등 발굽이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구제역이 이번 겨울 들어 처음으로 발생했고,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며칠 앞둔 만큼 향후 3주간의 대응이 구제역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젖소 농장에서 의심축 신고가 접수된 지난 28일 농식품부는 장관 주재 긴급 방역대책회의와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구제역 확진 전이라도 의심신고 농장의 소(120두)는 긴급 살처분하도록 조치했다.

경기도 전역 외에 안성시와 경계가 닿아 있는 충남북, 대전·세종 일원을 대상으로는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이날 오후 8시 30분까지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발동하고 일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확진 농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또다른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검사에 나섰다. 안성 양성면에서 한우 300여두를 키우는 농장주 A씨는 이날 오전 구제역이 의심된다며 경기도에 신고했다. 안성시는 검역팀을 급파해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은 “설 연휴를 며칠 앞둔 현 시점에서 구제역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축산농가, 축산관계자, 지자체 공무원과 함께 빈틈없는 방역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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