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연합뉴스) 26일 오후 경남 밀양시 밀양 세종병원에서 열린 화재사고 1주기 추모식에서 일반인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밀양=연합뉴스) 26일 오후 경남 밀양시 밀양 세종병원에서 열린 화재사고 1주기 추모식에서 일반인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천지일보=이선미 기자] 45명 사망자를 포함한 192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추도식이 26일 엄수됐다. 이날 추도식장으로 사용된 세종병원 주차장에서는 유가족들의 눈물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 2시 화재현장인 병원 주차장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유족 80여명과 박일호 밀양시장 등 추모객 180여명이 참석했고 국민의례, 희생자를 위한 묵념, 추모사, 종교 의식에 이어 유가족과 밀양시 기관단체, 시민의 헌화 분향 순으로 진행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추도사에서 “세종병원 화재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뼈아픈 사고이며 살아 있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었다”며 “고인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아픈 기억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시민 안전을 보살피는 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환 세종병원유족협의회 대표는 “가신 님들은 이승의 모든 세상사 다 잊고 병 없고 아픔 없는 곳에서 영면하시기 바란다”며 “귀한 몸을 희생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귀중한 깨우침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종교의식을 마친 후에는 유가족이 차례로 나와 헌화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딸을 잃은 한 노모는 “우리 딸이 왜 저기 있노. 내가 같이 갈 수 있으면 하늘로 벌써 따라갔을 텐데”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추도식을 마친 후 일부 유족들은 ‘문재인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라는 제목으로 호소문을 발표하며 즉석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유가족들의 지난 1년은 2018년 1월 26일 이후로 멈춰버렸다. 화재 후 대통령이 직접 밀양에 와서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는데, 1년이 흐르는 동안 대통령 말씀은 희미해져 간다”며 “부실한 안전설비 등을 개선할 법안은 국회에서 마냥 계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유가족들은 너무나도 서럽다.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혼령을 두 번 죽이는 행정을 바로잡아서 고인들이 저세상에서도 편안히 잠들게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월 26일 오전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당시 입원 중이던 환자, 의사, 간호사 등 37명이 사망했고 143명이 다쳤다. 이후 밀양시 최종 집계결과 사망자는 45명, 부상 147명으로 확인됐다. 2008년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 중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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