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측에서 바라본 광경 ⓒ천지일보 2018.7.10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측에서 바라본 광경 ⓒ천지일보 2018.7.10

남북군사공동위 상반기 개최 추진…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본격논의

4월부터 DMZ 공동유해발굴… 국방부 “군사합의 이행과 적대관계 해소”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남북한 군사 당국이 새해에도 ‘9.19 군사합의’ 이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이르면 이달 중에 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남북지역 자유 왕래를 시작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의 JSA 비무장화와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파괴 완료 등을 시작으로 북측과 DMZ·서해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지대화를 위한 실천적인 조치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측은 1일 “군사합의 이행의 궁극적인 목표가 적대관계 해소와 전쟁위험 제거인 만큼 새해에도 군사합의의 적극적인 이행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신년에는 이른 시일 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진전된 신뢰구축 과제를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SA 자유왕래는 현재 남북한과 유엔군사령부 3자간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안’ 제정을 협의 중이다. 협의는 군 통신망을 통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제정이 되면 1월 중에도 자유 왕래가 시행될 수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JSA 남북지역 초소·병력·화기는 지난해 10월 25일 모두 철수했다. 이틀 뒤엔 남북·유엔사 3자 공동검증 작업도 끝냈다. 기존에 설치했던 감시 장비 조정 및 신규 설치 문제도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양측은 자유 왕래에 대비해 JSA 남·북 측 각 지역에 북측 초소와 남측 초소를 1개씩 신설했다. 이들 초소에서는 남북 군인(민사경찰)들이 근접 근무하기 때문에 공동근무규칙을 세부적으로 만드는 데 시일이 걸리는 것이다.

남북군사당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공동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순경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 ⓒ천지일보 2018.11.22
남북군사당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공동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순경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 ⓒ천지일보 2018.11.22

◆군사공동위 상반기 가동… 서해 NLL 평화수역 조성

남북 간 군사공동위원회도 상반기 중에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핵심적인 군사현안 협의를 할 예정이다.

위원장은 국방부 차관과 북한 인민무력성 부상급이 맡을 예정이며 매 분기 1회 정례적인 회의를 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군사공동위가 가동되면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쟁점은 우리 측은 NLL을 기준으로 등거리·등면적이 원칙이지만, 북한은 NLL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측의 원칙이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또한 국방부 장관과 북한 인민무력상, 합동참모회의 의장과 북한군 총참모장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핫라인(직통전화) 구축과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문제도 군사공동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남북은 군사합의서 제1조 1항에 군사공동위 의제를 명문화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 봉쇄·차단·항행 방해 문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을 협의한다고 명시했다.

군사적인 신뢰구축은 초보적 군사 신뢰 구축→운용적 군비통제→구조적 군비통제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초보적 신뢰구축은 군사 당국 간 직통전화 설치, 군사분계선(MDL) 인근 상호훈련 중지·통보 등을 말한다. 운용적 군비통제는 DMZ 내 GP 공동철수, 장사정포 후방 배치 등 진전된 신뢰 조치로 진입하는 단계다. 이 단계가 지나면 병력 감축, 최전방부대의 후방 배치, 무기 감축 등 구조적인 군비통제 단계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에서는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신뢰구축의 기반이 마련되면 군사력 배치와 운용을 조정하는 운용적 군비통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했다.

◆유해발굴 실제 진행과 만우리~강화 자유항행

오는 4월부터는 DMZ 내 남북 공동유해발굴이 실제로 추진된다.

2월 말까지 남북 각각 80~100명 정도의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을 완료하고,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실제 공동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작년 11월 폭 12m의 비포장 전술 도로를 연결했다. 전술 도로 길이는 북측 1.3㎞, 남측 1.7㎞ 등 총 3㎞이다.

유해발굴지역은 강원도 철원의 화살머리고지 일대로, 6.25 전쟁 휴전 직전인 1953년 중공군과 국군·유엔군의 고지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곳이다.

남북은 유해발굴을 계기로 역사유적 공동조사와 발굴 등 DMZ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협력사업도 진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만우리에서 인천광역시 강화군 말도에 이르는 한강하구에 대해 4월부터 민간 선박의 자유항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 조치도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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