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베타테스트(beta test)란 컴퓨터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개발 단계에서 실제 상용화하기 이전에 실시하는 제품검사 작업, 제품의 결함 여부, 제품으로서의 가치 등을 테스트 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공식적인 제품으로 출시하기 이전, 최종적으로 실시하는 검사작업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의 총체로서 초기 개발 단계부터 마지막 출시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생명주기(software release life cycle) 절차에서 나온 용어로, 프리알파(pre-alpha)테스트는 테스트 이전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기간 동안 수행되는 모든 활동을 가리키며, 제품의 요구사항 분석, 소프트웨어 설계·개발, 유닛테스트 등이 있다.

다음 단계인 알파(alpha)테스트는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시작하는 첫 단계로 제품의 불안정성, 결함 등을 찾는 과정으로 충돌이나 데이터 손실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베타테스트는 알파의 뒤를 잇는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로서, 소프트웨어가 기능을 완성하기 위한 시작단계로 볼 수 있다. 통상 속도·성능문제와 버그가 나타날 수 있어, 사용자들에게 무상으로 시험 사용을 하도록 하여 사용성이나 디자인, 성능 등에 관한 의견을 받고(이 같은 방법을 델파이 기법이라고 한다.), 이를 반영, 보완해 보다 나은 완성제품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베타테스트는 오픈베타(open beta)와 클로우즈베타(close beta)로 나뉘며, 전자는 일반인들에게 베타버전을 공개하고 시험 사용을 협력받으며, 후자의 경우에는 개발자의 지인이나 이전 버전의 유저 혹은 공개모집한 유저로 수를 제한해 시험적 테스트 사용을 하게끔 한다.

다음으로는 RC(release candidate)라는, 베타테스트 과정에서 버그가 크지 않고 제품 성공 가능성이 큰 버전을 선정하는 출시후보 선정 단계가 있다. 출시후보가 선정되면 소프트웨어를 생산하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RTM(release to manufacturing)이라는 단계로 넘어간다. 이는 제품품질이 생산 공정으로 진행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후 진행되는 GA(general acceptance)라는 과정은 시험과 생산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을 통해 시장에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시스코나 썬과 같은 업체들은 본 과정을 FCS(first customer shipment)라는 용어로 대신해 사용하는데, 고객이 시장에서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차원에서 GA와 거의 동일한 의미가 된다. 이제 최종단계로 생산(production)과정이 있는데 시장출시 후 고객들의 호응도와 제품 안정성을 더해 실질적인 대량생산 체계로 옮겨지는 과정을 말한다. 

이와 같이 소프트웨어 배포는 총 7단계로 구분돼 최종 사용자들에게 전해지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단계는 베타테스트 단계이다. 개발자나 기업들은 이미 알파테스트를 통해 제품이 원하는 사양을 구현하고 이를 실용화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투입해 일종의 시연제품을 생산했으며, 이 제품이 실제 환경에 적용했을 때 개발한 기능, 성능대로 구현되는지를 실험을 해야, 내재된 문제점과 개선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베타테스트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단계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즉 단위별로 원하는 사양대로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제품이라도 실제 환경에서는 단위 성능이 융합돼 최종적 성능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특정 단위성능만 높일 경우 타 부품의 그것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성능을 저하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베타테스트를 통한 상품화 가능성 점검은 필수적이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세계 최강국을 자부하는 우리나라에 이처럼 중요한 베타테스트를 위한 적정한 시험장(테스트베드)이 존재하지 않아, 많은 중소업체들이 시제품을 들고 항공기 티켓을 급구해 벨기에의 아이멕(IMEC)사를 방문, 시험하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자신들이 생산한 시제품의 성능시험을 외국 업체에 의지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기계완제품 생산 시 대다수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속담과 다르지 않은 실상이다. 삼성, SK 등 반도체 대기업과 정부, 중소업체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한 신속한 베타 테스트베드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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