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장엽 전 비서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통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전현충원 안장… “빨리 통일돼 고향 땅에 묻히길”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북한 주체사상을 정립한 최고의 엘리트가 남쪽으로 망명해 북한을 가장 맹렬히 비난하는 반북운동의 정신적 지주로, 극과 극의 삶을 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생과의 영원한 이별을 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통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장에는 황 전 비서의 수양딸 김숙향(68) 씨를 비롯해 명예 장례위원장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 등 조문객 3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태극기에 덮인 황 전 비서의 관이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오자 조문객의 흐느낌과 안타까운 탄식 소리가 장례식장의 침묵을 깼다.

영결식은 국민의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고인이 평생 살아온 길에 대한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유작시 낭송 영상상영 헌화ㆍ분향의 순으로 진행됐다.

박관용 장례위원장은 조사에서 “2300만 동포들을 노예로 만들고 3대 세습으로 전 인류를 우롱하는 용서 못할 정권이 살아있는데 선생님을 떠나보내야 하는 저희들은 참으로 비탄한 심정”이라며 “북한 민주화 운동과 선생님의 인간 중심철학은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장 자유선진당 대표는 “선생님의 존재 자체가 통일 의지의 상징이자 희망이었고 선생님의 용기 있는 결단과 가르침은 우리 가슴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고인을 추도했다.

수잔 솔티 디펜스포럼재단 대표도 “오늘 우리는 한국의 한 애국자를 추모한다. 황장엽 선생님과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의 자유와 주민들을 위한 열정을 함께 나누며 가깝게 지냈다”며 북한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삶을 살다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후 수양딸 김 씨가 헌화를 한 뒤 각계 인사를 비롯해 평소 황 전 비서를 따르던 지인과 탈북자들의 헌화가 이어졌고 이로써 영결식은 마무리됐다. 고인의 영구는 운구차에 실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장됐다.

장례위원회는 평소 고인의 바람대로 빨리 통일이 돼 북한의 고향땅에 황 전 비서를 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기원했다.

지난 10일 87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황 전 비서는 12일 1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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