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총회본부 건물. ⓒ천지일보DB
감리교 총회본부 건물. ⓒ천지일보DB

여성 총대들 항의 쏟아져

전명구 목사, 회장직 복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성폭력과 금권 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전준구 목사(로고스교회)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전준구 목사는 31일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제33회 총회 둘째 날 총대들 앞에서 “축제가 돼야 할 총회가 제 개인 문제로 시끄럽게 돼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성 단체를 중심으로 의를 이루고자 하는 뜻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0년대 초반부터 전 목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교회의 여전도사가 전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소했지만 검찰은 ‘통간’으로 결론 내리고 무혐의 처분했다. 아울러 전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하는 사람이 40여명에 이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전 목사는 또 최근 감리교회 광역조직 서울남연회 감독까지 하겠다고 나섰다가 선거를 앞두고 연회 임원들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로 총회 특별심사위원회에 고발됐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재판 과정을 통해 성실히 설명하겠다. 교리와 장정에 따라 진행되는 교회 재판 결과에 온전히 승복하겠다”며 “다시 한번 총회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발언이 끝나자 객석에서 항의가 쏟아졌다.

감리교전국여교역자회 회장 김순영 목사는 “감독은 모든 감리회 목회자의 모범이 돼야 하는데 전 목사는 성추행 피의자로 조사를 받기까지 했다”며 “감독은 연회 영적 지도자로 성례를 주관하고 목사 안수도 해야 하는데 성추행자가 한다는 게 얼마나 비참한가”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총대들이 감독 취임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달리 남성 총대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30일 열린 이번 총회는 감리회 감독 회장, 감독 회장 직무대리의 자격 문제와 관련 최근 법원의 판결을 통해 전명구 목사가 감독 회장직에 복귀하며 가까스로 열렸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지난 6개월간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개회 예배에서 전명구 감독 회장은 “풍랑 없이는 배가 나가지 못한다”며 “참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에 가까이 가야 되고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총회는 총회 대표 1,461명을 대상으로 지난 2일 감독 당선자들의 취임과 내년 가을 입법의회 대표 선출, 3개 신학대학 총장 인준 등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했다.

한편 이날 감리회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서울남연회 감독 당선자 전준구 목사에 대한 시위도 진행됐다. 이들은 “전 목사는 교회 성폭력 혐의에 대해 사과하고 감리회 명예를 실추하지 말라”면서 “감독 당선자 신분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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