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가장 긴 내림새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우리나라의 향후 경기 상황을 전망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CLI)가 1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수출을 제외한 한국 경제 지표가 고르게 나빠지고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떨어지며 경제위기론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OECD에 따르면 올해 8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린 99.2로 나타났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한국은행·통계청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활용해 산출한다.
통상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한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7개월째 전월 대비로 하락했고 올 4월부터는 100을 밑돌고 있다. 선행지수는 작년 3월 101.0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해 이 기간 1.8포인트 떨어졌다.
외환위기 시절과 그 여파가 있었던 1999년 9월∼2001년 4월 20개월 연속 전월 대비로 하락한 이후 가장 긴 내림세다.
다른 경제 지표에서도 불황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로 0.6%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은 1.0%였지만, 2분기 0.6%로 내린 데 이어 3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3분기 성장률을 세부적으로 보면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성장률을 1.1%포인트 끌어내렸다.
대내외 기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0%에서 2.8%로, OECD도 3.0%에서 2.7%로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을 작년 12월 3.0%에서 올해 7월 2.9%로 내린 정부마저도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정감사에서 “2.9％의 당초 전망을 지금 달성하기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