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7년 주요국가 유통 빅3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2012~2017년 주요국가 유통 빅3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韓 성장·수익성 모두 ‘마이너스’

매출액 0.9%↓ 영업이익 8.6%↓

중국은 고성장 영업익 47.5%↑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정부의 산업규제로 한국 유통대기업들의 경쟁력이 중국·미국·일본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 대규모점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유통 빅3의 경쟁력을 성장성, 수익성 측면에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오히려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장성 측면에서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중국(JD닷컴, 쑤닝, 알리바바)은 34.7%로 가장 많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이온, 세븐&I홀딩스, 패스티리테일)과 미국(월마트, 아마존, 코스트코)도 각각 7.5%, 5.5% 증가세를 보였지만 한국(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만 -0.9%로 역성장했다.

2012~2017년 중 성장성의 격차로 인해 중국, 일본, 미국, 한국의 유통 대기업 외연은 극명히 대비 된다. 중국 유통 빅3 매출액은 2012년 1595억 위안에서 2017년 7078억 위안으로 4.4배나 급증했다. 일본은 같은 기간 9조 6천억엔에서 13조 8천억엔으로 1.4배 성장했고 미국은 6067억 달러에서 7928억 달러로 1.3배 성장했다. 반면 한국 유통 빅3는 매출액 41조 5천억원에서 39조 8천억원으로 축소됐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한국만 마이너스다. 중국 유통 대기업의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47.5%로 퀀텀점프 수준의 수익성을 보였고 일본, 미국도 각각 3.6%, 0.3% 성장했다. 반면 한국은 -8.6%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한국 유통기업의 침체가 우리 정부의 강력한 규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환인 한국경제연구원 상무는 “2012년 이후 우리나라가 ‘갑을 프레임’에 갇혀 규제 일변도의 유통산업 정책에 머무른 사이 유통기업의 경쟁력은 급속히 훼손되고 산업은 구조적 침하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며 “유통산업이 규제가 아닌 성장과 육성의 대상임을 인식하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점포에 대한 진입 및 영업규제가 없다. 중국은 오히려 2015년 ‘인터넷플러스’ 정책 수립 이후 유통의 전자상거래화를 유도하는 등 유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해나가고 있다. 일본은 1997년 미국이 일본정부의 유통규제를 대상으로 WTO에 제소한 것을 계기로 2000년 ‘대점입지법’이 제정되면서 영업 및 진입규제가 사실상 폐지됐다. 반면 한국은 2012년 이후 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과 진입규제가 강화됐고 최근에는 복합쇼핑몰 영업규제를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통합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서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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