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꺼지지 않는 불꽃, 다시 돌아보는 서울올림픽 30년
[스포츠 속으로] 꺼지지 않는 불꽃, 다시 돌아보는 서울올림픽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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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세운 올림픽공원 안 평화의 문 광장에는 아직도 30년 전의 성화가 그대로 타오르고 있다. 1988년 8월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는 전국 각지를 돈 뒤 그해 9월 17일 잠실메인스타디움에서 육상선수 출신 성화 최종 주자 임춘애에 의해 성화대에 옮겨진 뒤 올림픽 기간 중 장엄하고도 역사적인 불을 밝히고 이곳으로 옮겨져 현재까지도 서울올림픽 정신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남아있다.

88서울올림픽은 세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올림픽 레전드’로 기록됐다. 1980 모스크바올림픽과 1984 LA올림픽이 자유진영과 공산권 국가들의 이념대립으로 반쪽대회가 됐던 것과는 달리 동과 서를 아우르는 160개 국가가 참가, 이념과 체제를 넘어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역사적인 평가를 받았다.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 국가들은 평화와 화해 무드에 큰 영향을 받아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수년 만에 무너지며 새로운 세계평화체제에 합류했다.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크게 올리는데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대회 규모와 운영 수준, 대한민국 선수단의 경기력 등 전반에 걸쳐 역대 최고 올림픽으로서 결코 손색이 없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대한민국의 약진은 눈부셨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건국이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종합 10위(금 6, 은 6, 동 7개)로 발돋움한 뒤 88 서울올림픽에선 종합 4위(금 12, 은 10, 동 11개)의 빛나는 성과를 올렸다. 

2002 한일월드컵,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 개최해 세계 몇 나라 안 되는 ‘스포츠 그랜드 슬램’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서울올림픽의 보이지 않는 유무형의 자산이 큰 힘이 됐던 것은 분명하다. 

서울올림픽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한 당시 체육부 기자들이 이달 초 30년 전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쎄울! 꼬레아! 꺼지지 않는 불꽃’이란 책으로 펴냈다.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원 31명이 쓴 404쪽의 책에는 서울올림픽 유치 비화에서부터 준비과정, 올림픽 개최 전후 등 갖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여년의 스포츠 기자생활을 하면서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북한을 비롯한 공산권 취재를 많이 다닌 필자는 ‘잦은 공산권 취재 신변 위협 느끼기도’라는 제목으로 뒷이야기를 전했다. 1987년 8월 북경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1988년 6월 동독 쥴 월드컵 사격대회, 1991 평양 남북청소년 단일팀 경기와 판문점에서는 수많은 남북체육회담 등을 취재한 이야기 들을 다루었다. 서정훈 전 MBC 스포츠 국장은 ‘전화 한 통으로 건진 소련 참가 특종’에서 자세한 뒷얘기를 전했다. 그는 소련 국가올림픽위원회 마라트 그라모프 위원장 여비서와 일본 교환을 통해 이루어진 국제전화에서 “당신은 우리 NOC가 조금 전에 끝난 총회소식을 어떻게 알고 전화했습니까? 그라모프 위원장이 두세 시간 후에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좋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소련의 참가사실을 국내 언론에서 가장 빠르게 보도했다고 밝혔다. 소련 NOC 총회 직후 우연한 시각, 행운의 전화 한 통이 소련 참가결정이라는 특종을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이종세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은 ‘서울올림픽 성화 최종주자가 바뀐 사연’에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서울올림픽 개막 나흘 앞둔 9월 13일 석간 1면 기사에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을 성화최종주자로 보도하게 되자 서울올림픽조직위가 당초 계획을 바꿔 ‘손기정 도입주자, 임춘애 최종주자’ 결정했다는 후일담을 소개했다.

서울올림픽 이후 3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가슴 한편에는 서울올림픽의 감동과 환희가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한국 가을의 전형적인 파란 가을 하늘 아래에서 펼쳐졌던 한민족 최고의 화려한 축제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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