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자료사진. ⓒ천지일보DB. 2018.8.3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자료사진. ⓒ천지일보DB. 2018.8.3

9·10월 대목 앞두고 메르스 발생

오리온·탐앤탐스, 오너리스크 확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9월 명절 특수로 들떠있어야 할 유통업계가 연일 터지는 사건들로 어수선하다. 시장을 침체에 빠뜨렸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다시 발생한 데다 대규모 식중독 사태도 벌어졌다. 여기에 식품업체 경영진들이 횡령 혐의 등으로 줄줄이 조사를 받고 있다.

◆‘위생이슈’로 소비 얼어붙을까 근심

업계의 가장 큰 근심은 3년 만에 발생한 메르스다. 2015년 5월 국내 첫 발생당시 내수 시장은 심하게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2015년 11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공포가 절정에 달했던 6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업태별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12.6%, 14.7%씩 줄었다. 면세점 역시 12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6월 첫주는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고 넷째 주에는 59.8%까지 감소폭이 커졌다. 기업체감경기도 66까지 떨어졌고 민간소비심리 역시 그해 5월 105에서 6월 99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대목을 앞두고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업계가 더 긴장하고 있다. 추석(22~26일), 중국 중추절(22~24일), 코리아세일페스타(9월 28일~10월 7일), 국경절(10월 1~7일) 등 이벤트가 몰린 상황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내수 침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정부와 병원이 빠르게 초기 진압에 나섰지만 불안한 유통업계는 자체적인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메르스 발생 즉시 TF팀을 구성하고 모니터링 상황실을 마련하는 등 3년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된 자체 매뉴얼을 가동하고 있다.

메르스와 동시에 터진 대규모 식중독 대란의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풀무원 푸드머스가 ㈜더블유원에프엔비에서 납품받아 학교·유치원·사업장 등에 공급한 ‘바른선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은 후 식중독 증상을 보인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해당 케익에서 분리한 살모넬라균이 원인으로 확정됐다. 첫 식중독 소식이 전해진 후 의심환자수는 계속 늘어 10일 기준 57개 집단급식소 2207명까지 늘었다. 풀무원 측에서 즉각 사과문을 올리고 식중독 의심피해자의 병원 치료비 전액 보상 등을 약속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과 급식비리로 생산과 유통실태 점검을 진행한 지 2년여 만에 심각한 위생문제가 또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기업 단체급식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영자發 ‘불매운동’ 노심초사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연이어 터지는 오너들의 횡령이슈도 유통가의 부담이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주가의 추락은 물론 불매운동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의 횡령의혹이 또 불거졌다. 현재도 다른 사건으로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담 회장이 10일에는 경기도 양평 일대에 개인별장을 지으며 2008~2014년 200억원의 회삿돈을 가져다 쓴 혐의로 14시간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오리온 측은 이미 과거에도 검찰조사를 통해 ‘혐의없음’으로 결론 난 사건이고 해당 건물은 개인별장이 아니라 회사 연수원으로 건설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도 담 회장은 2011년 고가 미술품을 법인 자금으로 사들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후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2013년 대법에서 형이 확정됐다. 횡령 외에도 전(前) 임원인 조경민 전 사장과 담 회장 부부의 ‘미술품 구매비 대납’ 소송도 진행 중이다.

토종 커피전문점 1세대 ‘탐앤탐스’의 창업주이자 대표인 김도균 대표도 횡령,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10일에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송경호)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수재,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김 대표는 가맹점에 빵 반죽을 공급하는 과정에 다른 업체를 끼워 9억여원의 ‘통행세’를 챙기거나 우유 공급업체가 회사에 제공한 판매장려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2013~2014년 이 같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허위 증언을 시키고 거짓서류를 제출한 혐의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앞서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의 대마 밀수·흡연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허희수 전 부사장은 오는 21일 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허 전 부사장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3000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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