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通] 미·중 무역 분쟁은 미국의 패권전략이다
[중국通] 미·중 무역 분쟁은 미국의 패권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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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미·중의 무역 분쟁이 결국 고위급 담판을 통해 해결의 과정을 밟겠지만 시시각각 기복 사이클을 이루는 곡절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면 깊숙이는 미국의 세계 패권전략의 일환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G2로 부상한 중국을 방치할 경우 미국도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하기에 이번에 제대로 중국을 밟으려고 하고 있다. 그 성공여부는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장사꾼 트럼프는 정중하지도 않고 기존의 국제규범을 완전히 무시하며,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트럼프의 방식으로 몰아치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근 백년간 패권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미국은 GDP의 63%까지 쫓아온 중국을 가만히 놔둔다면 100년의 제국도 보장받지 못하게 되니 무역이라는 이름을 빌어 차도살인(借刀殺人)을 감행하고 있다. 물론 무역으로 안 되면 금융의 칼, 그리고 군사력까지 들이대면서 중국을 몰아칠 기세이다. 트럼프가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금번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니다. 

시스템이 작동하는 의회의 공화당 중심의 강력한 지지와, 소련과 일본의 도전을 물리쳐 봤던 실전 경험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과 맞서려고 했던 1985년 당시 플라자합의를 이끌었던 무역대표부 부대표였던 ‘라이터 하이저’ 현 무역대표부 대표가 있다. 라이터 하이저 대표는 미국과 견줄 만한 국가가 됐다면서 도전해 왔던 당시 2위 국가였던 일본을 밟아 버렸다. 엔고를 유발시키고 일본의 국제경쟁력을 떨어트려 30여년간 초저성장을 이루게 만들어낸 산 실력자이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엔화 절상을 유도해 238엔에서 94엔까지 근 60%를 절상시켜 당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고 있었던 일본의 제조업을 초토화 시켰다. 한국이 최고의 자리를 누리게 됐던 반도체, 조선, 기계, 철강, 가전은 미국의 플라자합의에 이은 일본 때리기 전략의 전리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에 예를 들어 현대차, 삼성이 현재 1100원인 환율이 절상돼 450원대의 원화가 되어 세계와 경쟁했다면 어떻게 됐겠는지 상상 한번 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 이후부터 일본은 G2에서 물러나 얌전한 미국의 학생이 됐다. 미국 주요도시 부동산을 다 사들였던 가격을 받지 못하고 싸게 다 던져 팔아 버렸으며, 미국의 충실한 동반자를 지금은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반중파의 핵심인 국가 무역위원회 위원장 ‘피터 나바로’가 확실하게 선봉장 트럼프를 뒷받침하고 있다. 행정부 내에 확고부동한 동무들이 대(對)중국 무역전쟁에 행동을 같이하고 있다. 

냉전시기 소련이 미국과 경쟁하면서 도전했을 때 소연방 해체를 감행한 미국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자료에 의하면 당시 소련 해체 시기 GDP가 미국의 40%에 육박했고, 일본도 미국이 때리기를 시작한 시점에 GDP가 40% 정도 됐다고 한다. 우리가 모르는 미국의 원칙이 있는 것 같다. 음모론적 시각이 아니고 일본과 소련이 미국 GDP 40% 시점에서 G2에서 멀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 GDP의 63%가 됐으니 실기 한 것이 아닌가? 게다가 중국의 대응방식은 일본과 구소련하고는 다르다. 맞불 전략으로 등가성 원칙을 적용해 아직까지는 미국에 표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에 유리하게도 전선이 확장돼 유럽과 인근 캐나다와 멕시코와 이란과 세계 어느 나라와도 미국의 다툼이 줄지 않고 있으니 미국에게 녹록하지는 않다. 결국 미국은 기축통화의 위력을 발휘해 중국을 제압할 것이다. 전 세계 통화거래의 62%가 달러다.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고 종이에 숫자를 적어 달러를 팔아먹는 나라가 극단적인 비유이지만 미국이다. 물론 그만큼 신용과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주고 있다. 화폐주조권 이익을 세계에서 유일무이(唯一無二)하게 갖고 있는 미국은 화폐전쟁으로 끌고 가서 중국을 제압해 패권을 잡으려고 할 것이다.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로마가 200여년에 걸쳐 무너졌다. 미국도 200여년은 가지 못해도 150년은 간다면 아직 헤게모니 잡을 시간은 미국에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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