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통을 통해 대부분 중국과 한반도 나아가 중·미 관계 등 중국에 관한 내용들을 본 칼럼에서 쓴다. 결국 칼럼도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통일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이 궁극적 바람이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나라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라는 것들을 한 명의 국민으로서 부족하지만 이해의 폭을 넓혀 드리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먼저 남·북은 내재적요인과 외재적요인에 의해 분단됐고,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된 영구적 평화와 통일도 내·외적 요인을 잘 찾아내고 외재적요인의 주요 행위자(factor)들인 미국과 중국의 행태들을 면밀하고 치밀하게 분석하고 협력을 구해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재적요인의 핵심 당국자인 남·북의 위정자들을 중심으로 한 대화를 통한 평화 정착과 통일을 향한 거보(巨步)에 대해 지속적인 발전적 비판과 힘을 실어주는 국민들의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2018년이 됐다. 

연초부터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이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를 가져다주는 구나’라는 기대감을 충분히 확산시켰다. 그런데 지난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방문이 무산되면서 다소 교착상태를 맞이하고 있었다. 회담의 추동력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기우(杞憂)들이 도처에서 흘러나왔고, 한국정부는 마침내 제2차 특사단이라는 카드를 가지고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이는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지극히 당연하고도 해야만 하는 책무라고 본다. 정의용 안보실장을 중심으로 1차 특사단과 똑같은 인원들이 구성됐고 성남의 서울공항을 5일 오전 7시 40분경 이륙했다. 생방송을 보면서 ‘잘 돼 가는 구나’라고 박수를 쳤다. 언제 돌아올까 궁금했다. 하루 묵고 오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스스로 해봤다. 예측이 틀렸다. 당일 저녁에 돌아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지난 1차 때와 비슷한 만찬을 하고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 틀린 것이다. 파격을 좋아하는 북한의 진면목(眞面目)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특사단이 가자마자 2시간 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을 보면 북한도 행동 대 행동을 통해 핵문제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문제 등을 해결하고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진정 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미가 그렇게 염려한 북한의 줄기찬 요구였던 ‘종전선언’에 대해 다소 명확한 속내를 확인한 자리가 된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해석해 보면 정치적 선언임을 읽을 수 있다. 직접 정치적 선언이라고 얘기한 것으로도 정의용 실장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주한미군의 철수를 현재로서는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에 합의하면 2년 내에 비핵화에 합의한다라는 진전된 입장이 보였다.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 시간표 개념의 일단을 비춘 것이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가 재선할 것이라는 복선을 깐 정치적 수사도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1차 임기 내에 해결한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2차 임기가 있을 것이고 이는 트럼프의 재선을 믿는다는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를 치켜세우고 있다. 2021년 1월에 트럼프 임기가 끝난다. 임기 전에 해결이 가시화된 계획을 줄 테니 트럼프 만나서 얘기해보자라는 것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적대역사를 청산하겠다”라는 표현을 한 것이다.

아마 조만간 방북할 폼페이오를 통해 북미 2차 정상회담 얘기가 나올 것 같다. 정치적 수사인 종전선언은 남북이 1차 판문점 정상회담 때 했고 이제는 3~4자가 모여 하자는 것이다. 이 종전선언을 바탕으로 평화체제로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물론 북한도 비핵화 시간표와 핵 리스트를 부분적으로 보여주겠다라는 것이다. 북핵위기 때마다 주장한 북한의 행동 대 행동의 연장선의 의미를 담은 맞교환 방식이다. 신뢰를 더 축적해야만 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당사자인 한국은 18~20일 있을 남북정상회담에서 평양을 갈 때 미국을 설득해 답을 가져가야만 한다. 그리고 발표는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꽃피게 해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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