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1일 찾은 창원역 외관 모습. ⓒ천지일보 2018.8.1
[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1일 찾은 창원역 외관 모습. ⓒ천지일보 2018.8.1

시민 “열대야 속 대합실 밖에서 대기, 고역스러워”

창원역 “25일부터 10분 앞당겨 새벽 4시 40분 개방”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KTX 첫 차 타러 왔는데 대합실이 불만 켜져 있고 닫혀 있어요. 열대야에 밖에서 기다리려니 고역이네요.”

“창원역 대합실 개방시간이 너무 늦어 시민들이 열대야 속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제보를 접한 본지가 취재를 시작한 이후 창원역이 25일부터 개방시간을 10분 앞당긴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창원역 KTX 첫 열차 도착 시간은 새벽 5시 11분. 그간 대합실 폐쇄시간은 새벽 1시부터 4시 50분으로 운영돼왔다. 새벽 4시 50분이 돼야 개방하다 보니, 첫 승객의 경우 30분 전에 도착하면 불 켜진 대합실을 바라보며 10여분을 기다려야 대합실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올 들어 역대급 폭염에 열대야가 겹치면서 단순히 기다리는 것을 넘어 무더위와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창원역 대합실 개방시간이 너무 늦다’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지난달 13일 창원역을 찾은 승객들이 무더위 속에 역 안을 바라보면서 대합실 개방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
[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지난달 13일 창원역을 찾은 승객들이 무더위 속에 역 안을 바라보면서 대합실 개방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

지난달 13일 이모(여, 44)씨는 서울행 열차를 타기 위해 새벽 4시 30분경 창원역에 도착했다. 대합실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지만 철문으로 굳게 닫혀 들어갈 수 없었다. 이씨는 “대합실 밖에 있던 시민들이 ‘창원역은 이 시간에 문을 열지 않나’ ‘혹시 창원역만 이런가’ 라고 서로 묻거나 ‘왜 문을 안 열지, 무슨 사고가 났나’라며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옆에 있던 시민은 첫차를 놓칠까봐 잠을 설치고 창원역에 도착했는데 무더위 속에 역 안을 바라보면서 대합실 개방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철문으로 닫힌 역 대합실을 바라보며 복도를 서성거렸다”고 말했다. 이날 대합실 문은 첫 열차 도착 20분 전인 새벽 4시 50분이 돼서야 개방됐다.

지난 14일 코레일 고객센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숙자 진입 방지와 에너지 절감, 최근 52시간 근무변경 때문에 창원역 맞이방(대합실) 개방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역내에 불이 켜져 있는데 에너지 절감이 되겠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죄송하다”며 얼버무렸다.

[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1일 찾은 창원역 내부의 모습. ⓒ천지일보 2018.8.1
[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1일 찾은 창원역 내부의 모습. ⓒ천지일보 2018.8.1

같은 날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고객의 소리 담당자 또한 “코레일에서는 노숙인 등의 불합리한 역사 침입과 역사 안전관리, 에너지 절감 등의 이유로 열차 이용객이 없는 시간 맞이방(대합실)을 폐쇄하고 있다”며 “개폐 시간은 각 역의 실정에 맞게 역장이 판단해 역무 내규에 규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작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창원역의 관계자는 “새벽 4시 30분을 전후해 개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곳에서 근무한다는 역무원은 “새벽 4시 30분 전후로 문(창원역)을 열고 있다”면서 당시 근무자가 아니라서 말씀을 드릴수가 없지만 평균적으로 새벽 4시 30분 전후로 문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창원역에서 근무 중인 사회복무요원 최씨의 답변은 달랐다. 그는 “대합실 문 개방시간은 바뀐 적이 없다. 새벽 4시 50분 개방이 맞고 직원의 재량에 따라 조금 일찍 열기도 한다. 늦게 연 경우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변경된 맞이방 폐쇄 시간. ⓒ천지일보 2018.8.1
[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창원역 대합실(맞이방) 개방시간이 너무 늦다는 본지 취재 후 맞이방 폐쇄시간이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3일 맞이방 폐쇄시간 알림판(왼쪽)과 1일 오후 확인된 맞이방 폐쇄시간 알림판. ⓒ천지일보 2018.8.1

지난달 30일 기자는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고객의 소리에 민원을 제기한지 2주 만에 담당자로부터 대합실(맞이방) 개방시간을 새벽 4시 50분에서 4시 40분으로 10분 앞당겼다는 회신을 받았다.

코레일 고객센터 측은 “창원역은 현재 첫 열차인 새벽 5시 11분 서울행 KTX를 기준으로 열차 출발 20분 전인 새벽 4시 50분까지 맞이방(대합실)을 폐쇄했으나,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달 25일부터 4시 40분까지 변경할 것을 창원역장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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