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참가자들이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4

더욱 화려해진 퀴어퍼레이드
“퀴어문화축제는 인권의 문제”
 

인근에선 개신교 맞불집회

“하나님이 동성애는 죄라 했다”

[천지일보=강수경 남승우 기자] 주말인 14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찬반 맞불집회로 팽팽하게 대립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양측 집회는 큰 물리적인 충돌 없이 진행됐다.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제19회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시청광장에서 시작됐다. 2000년 50여명 규모로 시작한 이래 해마다 규모가 커진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이번 대회에 지난해 참가 규모인 5만명을 상회하는 인파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퀴어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는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환영무대가 끝난 뒤 4시 30분부터 시작됐다. 거리행진은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을지로 입구, 종각, 종로2가, 명동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사회단체, 대사관, 국가인권위, 지역 커뮤니티 등 105개 단체가 부스를 마련하고 참여했다.

반면 일부 보수단체와 종교단체는 서울 중구 대한문에서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해 퀴어축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대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시작됐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청계광장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도 개신교 단체인 홀리라이프와 건전신앙수호연대가 각각 탈(脫) 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가졌다.

서울시는 맞불집회로 빚어질 혼잡과 물리적 충돌을 대비해 경찰 5000여명을 배치했다.

양측 집회 참석자들의 견해는 극명하게 갈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축제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대표 행사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행사장 입구에서 축제를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축제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대표 행사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행사장 입구에서 축제를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4

퀴어축제 반대 측 참가자는 주로 개신교인들이 많았다.

올바른성문화청년연대 강한이(18, 남)군은 “자연에 질서에 따라야 하는데 옳지 않으니까. (반대한다)”며 “동성애를 하기 시작하면 다른 옳지 않은 성문화가 발전될 수 있다. 동성애자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동성애를 싫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군은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며 반대 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한 참가자도 “하나님이 동성애는 죄라고 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집회에 나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명익(가명, 54)씨는 “동성애가 합법으로 통과되면 현재도 출산률이 낮은데,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성경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했는데 인간의 뜻대로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전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성(性) 소수자들의 최대 축제 서울퀴어문화축제 행사장으로 참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전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성(性) 소수자들의 최대 축제 서울퀴어문화축제 행사장으로 참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14

반면 퀴어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다양성을 인정해달라고 호소했다.

김태진(가명, 23, 남)씨는 “똑같은 사람들만 살 순 없다”며 “사람들이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섞여 사는데 퀴어축제는 개인의 표현을 자유롭게 할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퀴어문화축제에 대해서는 “분위기는 전년보다 좋아진 것같은데 퀴어랑 밖에 반대집회쪽이랑 너무 판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며 “시간이 갈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자신이 성적 소수자라고 밝힌 한 여대생은 반대 집회 측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인식이 좀 바뀌고 있긴 한데, 솔직히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고 (성적 소수자들이)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목소리 높여가며 반대를 하는 게 이해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윤선주(53, 여)씨는 “퀴어문화축제는 인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축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수의 인권도 중요하게 생각할 시기가 왔다. 조금씩 마음을 열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