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스케치] 맹물 같은 인생
[건축스케치] 맹물 같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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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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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인생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연속이다.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지루할 새도 없다.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아남으려면 고되고 힘든 일이 많을 텐데 그들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괜히 대충대충 살고 아무렇게나 사는 인간을 제일 싫어해 준다. 꼭 맹물 같은 인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핑계 대면서 말이다. 

너무 급하게 살아온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이런 조급한 생각이 별로 거부감도 없었다. 그렇다고 왜 사는지 자신에게 되물어 보면 좋은 대답도 금방 생각나지도 않는다. 그만큼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도 제대로 못 가지고 빈틈없이 살아온 것이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야지 우리가 원하는 멋진 삶을 살 수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본다고 치면 하고 싶은 말이 별로 없다. 그렇다 치면 처음 생각했던 맹물 같은 인생이란 생각을 머리에서 지울 수가 없다.

자신이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으면서 남에게 맹물 같은 인생이라고 충고하면서 촘촘한 삶을 강요하는 것은 왜일까? 보상 심리 같은 것일까? 괜한 질투심 같은 것일까?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옛날에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만 지금은 몇 년 만에 세상이 변한다고 해도 수긍이 갈 정도로 빨리 변하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공중파에서 유명세를 치르던 사람이 어느 순간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게 다반사다. 너무 촘촘하게 살아온 것은 아닐까? 너무 촘촘하게 살아서 빈틈이 너무 많이 생긴 것은 아닐까?

성공의 열쇠를 갖기 위해 악전고투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매체에서 사라진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남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더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맹물 같은 인생을 살더라도 사회에 어떻게 흡수할 수 있는지 그 빈틈을 고민하고 있으면 더 좋겠다. 사람들은 힘써 노력했던 일들에 집중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 원리와 실천을 찾아내고 싶어 안달이다. 이런 마당에 성급히 살지 못한다고 타박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조금은 천천히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색깔이 세상에 어떻게 묻어갈지 지켜보는 자세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맹물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을 타박하기보다는 나도 맹물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빡빡한 도시생활에서 나쁘지 않은 또 다른 방법이란 것을 깨우치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우주의 시간에서 본다면 아주 짧은 시간에… 그래서 사랑하는 시간이 짧아서 너무나도 더 자신을 사랑해야 될 시간의 소중함마저 덩달아 얻게 되면 더욱 좋겠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사랑 빼고는 좋은 방법이 없다고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에 빠지는 세력이 많을수록 세상은 빨리 변해도 좋은 세상으로 바뀔 것이다. 용케 고기마저 사랑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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