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추락한 넥센 프로야구단이 살아나려면
[스포츠 속으로] 추락한 넥센 프로야구단이 살아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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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기가 막혔다. 모두 함께 하자고 해놓고 정작 전체 판을 흔드는 행동을 하기 일쑤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미운오리새끼’ 같은 행위가 점입가경이다. 넥센을 계속 방치해둔다면 프로야구 시장질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참다못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침내 칼을 뽑아 들었다. 과연 충격요법이 얼마만한 효과를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KBO는 지난 10년 동안 넥센의 선수 트레이드를 모두 조사하기로 했다. 넥센이 지난해 KT, NC와 선수를 맞바꾸면서 뒷돈 6억원을 챙겼고 심지어 그 돈의 일부가 임원들에게 흘러든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KBO는 본 계약과 다르게 받은 6억원을 모두 환수하고, 야구발전기금으로 활용키로 했다. 

넥센은 지난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창단한 이후 그동안 모두 22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기록이다. KBO는 이번에 뒷돈 거래가 드러난 만큼 지난 10년간의 선수 트레이드를 모두 조사해 부정거래를 적발해낼 계획이다. 워낙 테이블 밑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 거래였던 만큼 결코 제대로 집어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본질적으로 부정거래를 뿌리째 뽑아내겠다는 것이다.

넥센은 올해 초부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시즌 전부터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구속을 당하는가 하면,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가 투명한 구단 운영을 촉구하며 스폰서 비용을 미지급하기도 했다. 이어 주전 포수와 마무리 투수인 박동원과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프로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경쟁적 평등’을 지향할 때 팀들이 균형을 이루며 발전을 할 수 있다. 선수 드래프트, 선수 이동에 제한을 두고, TV 중계권을 골고루 배분하는 것은 공정한 경기력과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프로스포츠의 핵심인 경쟁적 평등의 개념이 흔들리면 프로스포츠 시장은 존립 자체를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넥센은 특히 선수 트레이드에서 현금을 받은 것을 그동안 강력히 부인해오다 이번에 KBO에 적발됨으로써 모든 것이 거짓말로 드러나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됐다. 프로야구에서 팀 간의 신뢰가 한번 깨지지 시작하면 전체적인 질서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위험성이 높다.

창설 당시 ‘모두 함께 하는 프로야구’를 비전으로 내세운 넥센은 참신한 구단 경영과 선수 관리 등으로 꼴찌에서 페넌트 레이스 2위에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감독에게 경기 운영의 전권을 위임하고, 경영마인드를 갖고 팬들과 소통하는 미국식 경영방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 유니콘스-우리 히어로즈-넥센에 이르는 동안 주인이 수없이 바뀌고 연고지도 바뀌었지만 프로야구를 향한 성취욕은 아주 강했다.

프로야구팬들이 LG, 기아, 삼성 등 대기업 소속팀에 못지않게 넥센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은 수많은 진통과 변화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일어나는 끈기와 패기의 정신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넥센이 한때 젊은 청년팬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면이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넥센은 구단주부터 선수에 이르기까지 추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며 최대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넥센이 창단 이후 최대의 위기를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넥센은 KBO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시즌 중인 경기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 밖에는 별다른 출구는 없다. 프로야구에 희망을 불어넣어주기 위해서는 악재가 겹친 넥센이 야구단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열심히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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