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길두 할머니(92세) | 춘천 한일막국수집)
반죽 꼭꼭 쳐서 잘 누르고 김칫국이 맛있으면 맛있어. 옛날에는 막국수를 겨울에 많이 먹었다고 하는데 이북서는 겨울에 노니끼니 농사짓고 다 놀잖아 다. 그러면 노니끼니 노는 바람에 이제 가 한 잔씩 먹자 그러면 여럿이서 밀내에 가서 먹지.

[천지일보·천지TV=김미라 기자] 사람은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이 결정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음식은 그 음식을 만든 땅이 결정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예로부터 굳건한 기상과 절개를 상징하는 강원도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풋풋하고 맛좋은 건강음식이 많기로 유명한 곳.

맛있다, 맛없다 표현으론 부족하다.
생각해보니 심심하다는 말도 안 맞다.

그래, 담백하다는 말이 가장 안성맞춤.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는 의미도 갖춘 담백함.

막국수는 실제 아무 맛이 없고 담백하게 먹을 때가 진짜다.
강원도처럼. 춘천처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평화의 봄바람을 타고
급물살을 타고 있는 ‘면(麵)’의 인기.

때꺼리가 없어 힘들었던 우리네 선조들의 먹거리.
춘천의 대표적인 명물 막국수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인터뷰: 박정숙 |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해설사)

Q. 막국수의 어원은.
여기서 막은 ‘내 맘대로 편하게’가 아닌 지금 방금이라는 뜻이에요.
방금 눌러 뽑은 국수라는 뜻의 막국수입니다.

Q. 막국수가 춘천의 명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계기와 유래에 대해서.
을미사변 때 춘천에서 을미의병이 일어나죠. 의병들이 일본 군인들을 피해서 그 가족들과 같이 산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산속으로 들어갔지만 먹고 살아야 하니까 메밀이나 조, 콩을 가지고 연명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한일합방이 일어나고 일본군이 물러가고 난 다음에도 내려오지 않고 계속 지내게 되는데 바로 6.25가 바로 일어나게 되잖아요. 6.25 때 호구지책으로 그들이 만들어 먹던 이 메밀요리를 시내 와서 만들어 팔게 된 것이 막국수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라고 보면 됩니다.

과거 춘천지방의 농촌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면
맷돌에 메밀을 이겨 멥쌀을 만들고 디딜방아에 찧어 가루를 내 반죽한 다음
국수틀에 늘려서 별다른 양념 없이 별미로 대접했다.

정성으로 내주던 음식이라 더욱 귀한 음식.

팔도강산에서 가장 먹고 살기 힘든 강원도였기에
이 곳에서 발원한 막국수는 가장 먹기 쉬운 음식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맛 한번 담백하다. 강원도처럼, 춘천처럼.

취재진을 맞이한 5월 푸르른 강원 산천이 힘 있게 인사한다.

(영상취재: 김미라 · 장수경 · 김성규 기자, 편집: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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