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총수일가 비상장·비주력 계열사 지분 줄여나가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총수일가는 각 그룹의 핵심 주력회사 주식만 보유하고 비상장·비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10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 중구 대한항공회의소에서 10대그룹 전문경영인(CEO)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총수 일가가 비주력계열사 특히 비상장회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보유한데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경직된 법률을 통해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재계 스스로 모범 기준 형태로 지배주주는 주력 계열사의 주식만 보유하고,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주식은 보유하지 않는 방안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주식 매각 방안을 마련하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결국 삼성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는 최 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면서 “과거 경제개혁연대에 있을 때 낸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보고서에 관련된 내용이 모두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정해야 하고 결정이 늦어질수록 한국 경제에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정부가 밀어붙이는 것도 비효율적이며 선택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임에는 틀림없지만 결정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나쁜 결정임을 삼성이 알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재벌개혁을 위한 법률적 수단이 아님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사소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시에도 형벌을 가하는 등 현행 공정거래법 거의 모든 조항에 형벌이 들어가 있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과도한 형벌 규정은 정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