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 밀수·탈세 혐의를 수사 중인 관세청 관계자들이 2일 밤 종로구 평창동 조양호 회장의 자택에서 압수한 물품들을 차에 싣고 있다. 2018.5.2 (출처: 연합뉴스)
한진그룹 총수 일가 밀수·탈세 혐의를 수사 중인 관세청 관계자들이 2일 밤 종로구 평창동 조양호 회장의 자택에서 압수한 물품들을 차에 싣고 있다. 2018.5.2 (출처: 연합뉴스)

 

비밀 공간 최소 2곳 발견, 박스 2개 분량 압수… 혐의 입증 여부 주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비밀의 방’이 들통났다. 여기서 나온 단서에 따라선 세관 당국의 칼날이 조 회장의 목을 다시 겨눌 수도 있어 주목된다. 

조 회장 일가의 밀수·관세포탈 의혹을 조사 중인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이날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조 회장 일가가 거주하는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자택 등에 조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관세청은 ‘비밀의 방’의 존재를 확인하고 관련 물품을 압수했다. 비밀의 방은 지난 1, 2차 압수수색 때는 발견하지 못했었다. 이후 비밀의 방이 존재한다는 제보를 받고 이뤄진 이날 3차 압수수색에서 실제 비밀 공간을 찾은 뒤 박스 2개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이날 세관 당국이 발견한 비밀 공간은 최소한 2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 물품의 내용에 대해선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라 조 회장 일가 혐의가 입증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 2차 압수수색 때 세관 당국이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감춰진 공간인 만큼 매우 민감한 물품이 감춰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 회장이 평소 조각 등의 예술 분야에 관심이 높았다는 점에서 고가의 미술품이 비밀 장소에 보관돼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관 당국이 압수한 물품에서 조 회장 일가의 혐의를 추가로 입증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할 경우 지금까지 신용카드 분석에 한정됐던 탈세·밀수 혐의 조사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에 대한 수사도 본격 재개될지 주목된다. 조 회장은 최근 5년간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없어 소환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또한 이 비밀 공간을 조 회장뿐만 아니라 일가가 함께 사용했을 가능성이 커 새로운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관세청은 조 회장 자택을 포함해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과 의전팀, 강서구 방화동 본사 전산센터, 서울 서소문 한진 서울국제물류지점 등 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달 21일 조현민 전무 등 총수일가의 자택 3곳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내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1차)하고 이틀 만인 2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공항 사무실을 추가 압수수색(2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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