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된 화혜(꽃신)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남자가 신는 태사혜, 당초 문양을 넣은 여자가 신는 당초·운혜, 비오는 날 기름을 먹인 유혜 등 약 20개 꽃신 모두 화혜장 황해봉 선생의 손에서 태어난다.

황 선생의 말에 따르면 작업실에는 광목과 베로 만든 백비가 쌓여 있다. 백비는 사시사철에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볕이 좋은 가을에만 구할 수 있다. 천을 쌀풀로 여러 겹 붙여서 만든 백비는 며칠 동안 밖에 두고 말린다. 낮에는 햇빛에 마르고 새벽엔 이슬에 젖지만 이 과정을 반복하면 백비가 빳빳해 진다.

광목으로 만들어진 백비는 신의 울타리로 겉감으로 쓰이고, 베가 들어간 것은 신의 안쪽에서 뼈대를 잡는 데 쓰인다. 이후 멧돼지 털을 바늘로 삼아 신발 무늬인 ‘눈’을 새기면 그제야 밑창을 만든다.

총 76개의 공정을 거치고 하루에 꼬박 6~7시간씩 사흘에서 여드레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지만 예쁜 신 한 켤레가 완성된다.

황해봉 선생의 혜 제작과정은 간략하게 다음과 같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백비 및 가죽 마름질’ ‘밑창 바늘 뜸 내기’ ‘밑창 꿰매기’ ‘다듬기’ 순으로 꽃신이 만들어진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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