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경찰 3000여명 동원, 자재반입 반대 주민 연행

“억지로 연행되고 다치는 것 보며 마음 아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계속 투쟁할 것”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이게 무슨 일입니까? 정말로 조용하고 좋았던 마을에 국방부인지 미국인지가 들어와서 너무 힘들게 하고 있어요.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데 여기 와서 봤다면 알겠지만 우리 주민은 하루하루 사는 것이 엉망이에요.”

국방부가 경북 성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장비·자재 반입을 강행한 23일 사드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만난 백관순(75, 여)씨는 침통한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소성리에서 50년 넘게 살면서 삶의 터전을 잡았다는 백씨는 “내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경찰이 투입되고 결국 사드 자재가 들어갔다”며 “연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경찰을 막아 보려고 하는데 억지로 연행되고 넘어지고 다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기지 주변에 고추밭에 가는데 내 밭에 가는데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허락을 받아서 가야 했다”면서 “항상 불안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경찰이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원통으로 팔과 팔을 묶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경찰이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원통으로 팔과 팔을 묶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백씨는 “사드가 임시라고 하는데 임시라고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임시라고 했으면 나중에 가서 장비를 고치든 놔두든 해야 하는데 해야 할 공사를 다 하고 있으니 믿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날 오전 경찰은 진밭교에 3000여명을 동원해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해산에 나섰다. 현장에는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사드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 200명이 경찰과 충돌했다.

해산과정에서는 경찰과 주민들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4명이 현장에 나와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진밭교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했고 수차례 경고 방송을 한 뒤 강제해산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10여명이 부상을 당했고 2명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민들은 경찰의 강제해산에 저항하며 “폭력경찰 물러가라”를 외쳤다. 일부 주민은 몸에 녹색 그물망을 쓰고 경찰에 맞섰다.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는 가운데 경찰이 차량을 견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는 가운데 경찰이 차량을 견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오전 9시 10분경 주민 등 사드 반대단체 170여명이 도로 밖으로 연행됐고, 주민 20∼30여명이 차량 2대 안팎에서 경찰에 맞섰으나 결국 11시 30분경 차량이 견인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국방부는 시설 공사에 사용될 공사 장비와 자제 등을 실은 차량 20대를 기지 내로 반입했다.

이석주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대화가 결렬되면서 보인 국방부의 만행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주민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사드 기지 내 한국군 장병 숙소 누수공사와 오폐수시설 공사를 허락했는데 국방부는 거기에 더해 미군이 원하는 것까지도 하길 바랬다”면서 “게다가 사드는 환경영향평가도 되지 않은 상태다. 연말까지 하겠다던 국방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앞으로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안으로 공차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안으로 공차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원불교 한 관계자도 사드 장비 반입에 대해 “참을 수 없다. 사드 운용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한 상태에서 명분 없는 일”이라며 “이런 일을 공권력을 사용해서 무력으로 한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앞서 사드 반대단체와 국방부는 지난 18일 사드기지 내 공사 장비·자재 추가 반입을 두고 협상을 시도했으나 결렬된 바 있다. 지난 19일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입장문을 내고 “평화정세에 협력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지붕누수공사와 화장실 문제 해결을 위한 오폐수 공사는 용인하겠다고 거듭 밝혔다”면서 “하지만 국방부는 미군전용식당과 미군 숙소공사 등 계획한 모든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만 녹음기처럼 되풀이 하며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아 대화는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는 가운데 경찰이 차량을 둘러싸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천지일보 성주=송해인 기자]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인근 진밭교에서 사드기지 건설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는 가운데 경찰이 차량을 둘러싸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3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