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날] 40시간 일하고 한달에 8만원… 장애인차별금지법 10년, 갈 길 멀어
[장애인의날] 40시간 일하고 한달에 8만원… 장애인차별금지법 10년,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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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자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9
통계자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9

일상 곳곳 차별사례 만연해

정부지원 받으면서 임금 착취

‘근로능력 낮은자’ 최임법 악용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1. 뇌병변 1급 장애를 앓는 A씨는 한 미용실을 찾아 머리 염색을 받았다. 염색이 끝나자 미용실 주인 B씨는 A씨에게 염색 비용으로 무려 52만원을 요구했다. 당시 염색 비용으로 52만원을 받았던 염색약의 원가는 1만 6000원이었다. A씨의 신고로 경찰에 넘겨진 B씨는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 8명으로 부터 11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시중가보다 비싼 부당 요금을 받아온 혐의로 구속됐다. 사건이 인터넷으로 알려지면서 다수의 네티즌들은 ‘피해자가 비장애인 이었으면 그렇게 했겠나’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2.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중증 장애인의 자활을 돕는 한 장애인 보호 작업장에서는 장애인 근로훈련생들에게 일을 시키고 최소한의 임금도 주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장애인들은 해당 작업장에서 월평균 40시간의 단순 업무를 이어갔지만 이들이 한 달 동안 번 돈은 고작 8만원이었다. 이는 현행 최저임금법 7조 ‘정신 또는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에 한해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악용한 것이었다. 해당 장애인 보호 작업장에 대한 조사 결과, 이들은 5억원에 가까운 국가 지원금을 받고 있으면서 장애인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 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가운데 장애인의 날을 맞아 본지는 장애인과 관련된 차별 사례를 모아봤다. 이중에서도 장애인들이 생계를 위해 구직 활동을 할 때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차별로 발생하는 문제가 컸다. 이 같은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의 생계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실시한 ‘장애인 고용률’을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장애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서울은 15세 이상 장애인이 총 39만명이지만 고용률은 31.4%(12만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 8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취업 장애인 월평균 소득은 152만원이었으며 상용근로자 소득 평균 329만원에 비해 177만원의 차이가 났다. 이처럼 장애인 월평균 소득이 상용근로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이다. 자폐성장애, 정신장애, 지적장애인의 급여는 각각 44만원, 56만원, 57만원이었다. 자폐성장애인의 급여의 경우 상용근로자 급여와 비교해 1/8 수준을 미쳤다.

또한 정부가 장애인들의 질 높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 활용하기 위해 만든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은 최근 4년간 약 9000억원이 누적돼 있었다.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고용촉진기금 적립액은 2013년 2294억원에서 지난해 8796억원으로 대폭 불어났다.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의 정부기관이나 민간기업은 전체 직원 중 일정 비율(정부부처·지자체·공공기관 3.2%, 민간기업 2.9%)을 장애인으로 무조건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채우지 않고 대신 돈(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때우는 기관과 기업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정부기관·공공기관·기업의 전체 근로자 중 장애인의 고용 비율은 2012년 2.35%에서 2016년 2.66%로 5년간 0.31%p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적용 받지 못하는 근로자도 지난해 기준 8632명으로 2013년(4495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음식점의 96%, 슈퍼마켓 98%, 이·미용실 99%가 소규모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정당한 편의 제공 측면에서 장애 유형별 필요한 편의를 충분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녹록치 못한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스스로도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양희택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인차별 문제는 스스로의 권리이기에 분명하게 주장을 해야 한다”면서 “본인의 생각과 의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은 “장애인 스스로가 정체성을 갖고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사회 계층적으로 구조적인 차별을 없애야지만 개인의 자존감과 자화상을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이 그 만큼 안 되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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