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꽃가루 농도가 높아지는 봄철은 알레르기(Allergy) 증상을 가진 사람에게는 힘든 계절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이 특정 원인물질에 노출될 때 생체 내에서 항원항체 반응에 의해 나타나는 과민성 반응을 일컫는다.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곰팡이, 곤충, 음식물 등에 의해 유발되는 알레르기 중 꽃가루가 원인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과민성 반응이 ‘꽃가루 알레르기’이다.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인 꽃가루(화분)의 대기 중 농도는 봄철에는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까지, 가을철에는 9월 초순에서 10월 초순까지 높게 나타난다.  

식물들은 개화시기에 개체수를 넓은 지역으로 증식시키기 위해 많은 꽃가루를 멀리까지 날려 보낸다. 특히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식물의 꽃가루는 크기가 작고 가벼워 바람에 쉽게 날아갈 수 있어 확산범위가 매우 넓다.

꽃가루는 천식,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은 물론 결막염, 피부질환의 주요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질환의 증상은 대부분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에 나타난다.

천식은 폐 속으로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나타나는 증상이다. 천식 환자에게는 꽃가루처럼 대기 중에 있는 자극성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이 쉽게 일어나며,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근육 경련이 발생해 기도가 좁아져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은 콧물 흐름, 계속되는 재채기 그리고 양쪽 코가 번갈아 막히며 목소리까지 변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의 통증, 가려움증, 이물감, 눈곱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눈이 충혈 되며 분비물이 나오고, 결막에 부종이 생기며 부종이나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꽃가루가 항원으로 작용하면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경우 피부 가려움증과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발적(發赤) 현상이 나타나며, 만성적으로 심해질 경우 피부 각질화가 유발될 수도 있다.  

기상청은 4월 1일부터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를 통해 봄철 유해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 예방을 위한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는 대기 중 꽃가루 농도 변화에 영향을 주는 기상요소(기온, 강수, 풍속 등)에 따른 꽃가루 농도와 농도별 알레르기 발현 가능성을 지수화한 것으로, 4~5월에는 수목류, 9~10월에 잡초류 꽃가루의 위험지수를 제공한다. 기상청은 금년에 시범적으로 서울 등 6개 지역에 한하여 4단계(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의 위험지수 등급과 주의사항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제공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상청에서 제시한 단계별로 지수범위와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위험지수 98 이상은 ‘매우 높음’ 단계로 거의 모든 알레르기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 지수범위 86~98은 ‘높음’ 단계로 대개의 알레르기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야외활동 자제를 권유하고 있다. 지수범위 50~85는 ‘보통’ 단계로 약한 알레르기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야외 활동 시 주의를 요한다. 50 이하는 ‘낮음’ 단계로 알레르기가 심한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평소 건강관리에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치료법에는 ‘회피요법’ ‘대증요법’ ‘면역요법’ 등이 있다. 가장 좋은 치료법인 회피요법은 알레르기 반응 원인물질을 찾아 그 물질을 피하는 예방법이기도 하다. 대증요법은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때 증상을 줄여주는 치료법으로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는데, 복용 시 졸리고 몸이 나른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대한 면역능력을 높여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방법으로 이용에 어려움이 있으며 긴 시간을 요하는 치료법이다. 

일상에서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알레르기 예방 수칙으로는 먼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 외출을 삼가며, 외출을 해야만 할 경우에는 꽃가루 방제용 마스크와 함께 안경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다. 집안에 있을 때나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창문을 잘 닫고, 공기정화기를 사용한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옷을 털고, 들어가서는 바로 세수와 양치질을 한다. 평소 적절한 식사와 운동으로 몸의 건강 상태를 좋게 유지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도 주요 알레르기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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