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아침에 창밖이 뿌옇게 보이고 있어 인터넷 일기예보의 동네날씨를 열어보니 미세먼지 농도가 169μg/m3로 ‘매우 나쁨’, 초미세먼지 농도는 91μg/m3로 ‘나쁨’ 수준으로 예보되고 있다. 

우리 건강과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세먼지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현재 인류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바이러스(virus)보다 앞으로 우리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세먼지에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까. 

미세(微細)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들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며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일컫는 말이다. PM(Particulate Matter)으로 표기하는 미세먼지는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μm(1μm=1백만분의 1m) 이하인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이 된다.  

미세먼지의 농도는 1m3의 공기 중에 포함돼 있는 양(μg; 1μg=1백만분의 1g)을 μg/m3으로 나타낸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홈페이지(www.airkorea.or.kr)의 ‘실시간 대기정보’에 미세먼지는 농도의 등급에 따라 0~30 ‘좋음’, 31~80 ‘보통’, 81~150 ‘나쁨’, 151~ 이상은 ‘매우 나쁨’으로 게시돼 있다.  

초미세먼지(PM2.5) 기준은 환경부가 지난 2월 20일 국무회의를 거쳐 27일부터 시행하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현재 예보기준인 좋음(0~15), 보통(16~50), 나쁨(51~100), 매우 나쁨(101 이상)이 좋음(0~15), 보통(1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이상)으로 강화돼 시행된다. 

시행령에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현재 예보기준인 일평균 50㎍/㎥와 연평균 25㎍/㎥에서 일평균 35㎍/㎥와 연평균 15㎍/㎥로 낮추어 시행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는 WHO 권고기준인 일평균 25㎍/㎥ 및 연평균 10㎍/㎥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이나 일본과는 동일한 수준이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매연, 산업시설이나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가스로부터 발생하며, 중국이나 몽고에서 스모그나 황사를 통해 많은 양이 날아 들어오고 있다. 정부는 초미세먼지의 배출량 분석에서 수도권의 경우 경유차가 29%, 전국적으로는 공장 등 사업장에서 41%, 화력발전소에서 14% 정도가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담배 연기나 가스레인지에서 요리할 때도 많이 발생한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직경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인체 내 기관지 및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지나 폐 등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행동요령을 ‘일반인’과 ‘민감군(어린이, 노인, 폐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어른 대상)’으로 구분해 게시하고 있다. 미세먼지 등급이 ‘보통’ 수준일 때 일반인은 행동에 제약이 없지만, 민감군은 실외활동 시 몸의 상태에 유의해 활동해야 한다. ‘나쁨’ 등급에서는 일반인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 자제해야 하며, 민감군은 무리한 실외활동 삼가와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의 실외활동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매우 나쁨’ 수준에서는 일반인도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며, 민감군의 경우 실내활동으로 제한하고 있다. 

고농도의 미세먼지 발생 시 행동수칙으로는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 및 심폐질환자의 실외활동 자제 ▲실외활동 시 마스크, 보호안경, 모자 등 착용 ▲학교나 유치원 체육수업의 실내수업 대체 권고 ▲창문을 닫고, 빨래는 실내에서 건조 ▲세면을 자주하고, 흐르는 물에 코를 자주 세척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 ▲등산, 축구 등 오랜 실외활동 자제 ▲야외 바비큐 자제 등이 제안되고 있다. 이는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나가야 할 수칙들이다.  

앞으로 닥쳐올 ‘미세먼지 비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의 배출원을 정확하게 밝히고,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장기적 대책이 마련돼 시행돼야 한다. 대학의 미세먼지 관련 학과나 연구기관들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에 대한 대중교육에 적극 나서야 하며, 언론매체도 미세먼지의 실체와 영향에 대한 올바른 사회인식 확산에 앞장서 나서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