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예술단이 공연을 마친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예술단이 공연을 마친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평양 관객 1만 2000여명 참석해 환호

현송월 단장 “남북 가수들, 너무 잘했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13년 만에 이뤄진 남북 합동공연이 평양 관객 1만 2000여명의 환호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일 오후 3시 30분(북한 시간 오후 3시) 평양 보통강구역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우리 예술단과 북측 예술인들이 함께 만든 ‘남북예술인들의 연합무대-우리는 하나’가 열렸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5년 열린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에 마련된 것이다.

남북 예술인들은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 북한 관객들과 평화의 노래를 부르며 하나가 됐다. 이 자리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박춘남 문화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측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남측에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 정부 대표단이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과 북측 남자 진행자가 3일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과 북측 남자 진행자가 3일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이날 무대에는 지난 1일 단독 공연 때 참여했던 조용필과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강산에, 김광민, 정인, 서현, 알리, 레드벨벳 등 총 11명(팀)이 올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해 공연한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등도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번 공연은 남측 가수 서현과 북측 최효성 조선중앙TV 방송원(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규모는 남북 합동공연인 만큼 지난 1일 남한 단독공연보다 2배가량 커졌다.

무대 정면 화면은 ‘북남예술인들의 연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으며, 대형 한반도기가 무대 정면 대형화면 양옆과 관람석 뒷벽에 장식돼 있었다.

서현과 최효성이 “우리는 하나”라고 외치자 공연이 시작됐다. 정인과 알리는 각각 ‘오르막길’ ‘펑펑’을 열창한 후 북측 여가수 김옥주·송영과 함께 노래 ‘얼굴’을 불렀다.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북측 관객들이 한복을 입고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북측 관객들이 한복을 입고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서현이 북한 인기가요 ‘푸른 버드나무’를 부르자 관객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걸그룹 레드벨벳은 ‘빨간맛’을, 실향민 부모를 둔 강산에는 실향민의 아픔을 담은 ‘라구요’를 열창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또 최진희가 ‘사랑의 미로’ ‘뒤늦은 후회’, 백지영이 ‘총 맞은 것처럼’ ‘잊지 말아요’ 등의 노래를 불러 공연장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이선희는 지난 2월 강릉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삼지연관현악단 방남 공연에서처럼 북측 여가수 김옥주와 손을 맞잡고 ‘J에게’를 불렀다. 이어 이선희가 두 번째 곡인 ‘아름다운 강산’을 선보였다.

YB(윤도현 밴드)는 록 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불렀다. 윤도현이 “남쪽에서 온 놀새떼(날라리라는 뜻) 밴드 인사드린다”라며 “YB와 삼지연관현악단이 합동공연을 하면 좋겠다. 북남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싶다”고 말해 관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산에가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이북 출신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강산에가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이북 출신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예술단이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예술단이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이후 60여명의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과 북측 여가수 5명은 ‘눈물 젖은 두만강’ ‘아리랑 고개’ ‘락화유수’ 등 계몽기 가요를 메들리를 선보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은 ‘친구여’ ‘모나리자’ 등의 히트곡을 불렀다. 이어 남북 가수들은 모두 무대에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10분 정도 기립박수를 쳤다.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참석자들이 ‘다시만납시다’을 같이 부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참석자들이 ‘다시만납시다’을 같이 부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공연 직후 현송월 단장은 남측 취재진에게 “훈련이 많지 않았는데 남북 가수들이 실수 하나 없이 너무 잘했다. (남북이)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든 방북 일정을 마친 방북단은 공연 후 늦은 밤 평양 순안공항에서 전세기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평양공연 실황은 오는 5일 오후 7시 55분 KBS, MBC, SBS 지상파 3사를 통해 중계된다.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 공연을 마치고 출연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 공연을 마치고 출연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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