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3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3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23일 백화점, 식품 등 가장 많은 유통업체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치러냈다. 특히 재벌가의 주총이 ‘슈퍼주총데이’인 이날 몰리면서 총수일가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일부 오너 경영인에 대해서는 기업지배구조 분석 기관들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부분 이견하나 없이 선임이 결정됐다.

이날 가장 이목이 집중됐던 곳은 롯데계열사들의 주총장이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업무 관련 불법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는 이유로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날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에서는 특별한 반대표 없이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신 회장은 이날 재선임된 계열사 이외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탈, 롯데건설, 캐논코리아비지니스솔루션, 에프알엘코리아, 롯데재단 등에서 사내이사 혹은 대표를 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강남구 논현2동 주민센터에서 주총을 열고 반대 없이 원안대로 정지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제공: 현대백화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제공: 현대백화점)

크라운제과는 이날 용산구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 대표는 창업주 故 윤태현 회장의 손자이자 윤영달 크라운해테제과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크라운해태홀딩스 등기이사도 겸하고 있다. 2010년 크라운제과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해 크라운베이커리 상무, 크라운제과 재경·마케팅담당 상무를 거쳐 크라운제과 대표를 맡았다. 이후 지난해 3월 크라운제과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투자사업부문인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로 이동했다. 이번 등기이사 선임으로 다시 크라운제과로 복귀한 셈이다.

사조해표는 서초구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주지홍 사조그룹 식품총괄경영본부장(상무)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주 본부장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故 주인용 회장의 손자이기도 하다. 그는 사조씨푸드와 사조대림 사내이사에도 재선임됐다.

삼양식품 역시 총수 일가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은 이날 대표이사직은 내려놨지만 사내이사에는 재선임됐다. 대표이사직은 부인인 김정수 총괄사장과 생산본부장인 정태운 전무가 맡게 됐다.

슈퍼주총데이 전에도 식품업계에서는 오너가의 사내이사 선임이 줄이었다. 지난 21일에는 삼양사가 故 김상홍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량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원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삼양그룹은 故 김연수 창업주의 삼난인 김상홍 회장이 작고한 뒤 동생 김상하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고 오너3세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사촌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푸르밀도 지난달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호텔신라도 이부진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건을 통과시켰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주총에서도 서경배 회장의 이사선임 건이 이견없이 신속하게 가결됐다.

지배구조 관련 한 전문가는 “위기 상황에서의 빠른 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나 책임경영 차원에서 총수일가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경우는 인정한다”며 “하지만 회사에 눈에 띄게 손해를 끼치거나 구속 중이라 실질적인 이사회 참석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사로 재선임한다는 것은 주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1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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