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성공

박인규 대구은행장 사퇴 의사 밝혀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금융권 주주총회에는 ‘채용비리’로 CEO(최고경영자)의 운명이 갈렸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한 반면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집중적으로 몰린 23일 하나금융지주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제13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최종 확정했다.

이날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김 회장의 3연임안 통과에 대해 “채용비리 의혹 등 김정태 회장의 적합성 여부는 향후 금융당국과 사법기관에 의해 확정될 것”이라며 “지배구조문제, 대주주 적격성 여부에 따라 끊임없는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조 측은 김정태 회장의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 불공정한 셀프 3연임 강행, 채용비리 등을 지적하며 김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해왔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김 회장 3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 권고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선 별다른 변수없이 김 회장의 3연임이 통과됐다. 주총 참석자에 따르면 전체 주식수 2억 3356만 6798주 가운데 84.6%(1억 9751만 3008주)가 찬성했다. 반대는 15%, 기권은 0.5%였다. 이로써 김 회장은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를 지내게 됐다.

이날 하나금융지주는 금융권 중에선 드물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반면 대구은행에서는 채용비리로 은행장이 물러났다.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대구은행장 직에서 사퇴하겠다”며 금융지주 회장직에 대해서도 “상반기 중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하나·국민·부산·광주은행과 함께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가 적발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다. 특히 대구은행은 지난 22일 수사 중인 검찰로부터 채용비리 의혹 사례 30여건이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박 은행장은 대구은행 노조의 즉각 사퇴 요구와 관련해 지난 21일 ‘지주 회장은 유지하되 은행장은 사퇴하겠다’는 뜻을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도 같은 날 주총을 연 가운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채용비리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총 현장에서 주주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윤 회장은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채용비리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의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이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월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광구 전 은행장은 그해 11월 사퇴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하나금융지주 제13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 앞서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에 반대 의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하나금융지주 제13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 앞서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에 반대 의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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