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최근 자신의 미투 비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최근 자신의 미투 비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9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서 긴급 기자회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안희정 전 충남 지사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미투 운동 조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에게) 사과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19일 서울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 강의의 몇 토막이 악의적으로 유출돼 언론에 배포됐고 언론은 그것을 받아 확인되지 않은 선정적인 보도를 쏟아냈다”며 “그 결과 평생을 두고 오직 문학의 길을 걸어온 저는 졸지에 대중 앞에서 인격살해를 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하 교수는 지난 14일 전공 수업인 ‘소설이란 무엇인가’ 강의 도중 안 전 지사의 성폭력 가해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가 알고 봤더니 이혼녀. 오피스텔로 불러 3번인가 갔다고 한다”면서 “처녀는 성관계 할 때 심리적으로 두렵거나 낯설거나 해서 거부하는 그런 게 있다. 그런데 이혼녀는 처녀와 성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하는 게 다르다.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하 교수는 “문학 교수로서의 내 자존심은 깊이 상처를 입었다. 인생의 한 부분을 바쳐 지켜온 나의 강의는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며 “오늘로써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없냐는 질문에 “사과할 것은 없다”며 “오히려 내가 미투 운동의 피해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최근 자신의 미투 비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최근 자신의 미투 비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9

여학생들이 볼 때는 남성 시각에서 왜곡된 발언이라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람이 말할 때는 남성과 여성의 관점에서 따지지 말고 그 사람에 따라서 발언을 해석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의견에 굳이 반박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보다 진실에 가까운 감성에 접근해야 위대한 소설가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2년 전 하 교수가 학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에 대해서는 “그 학생은 저와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 학생은 제가 프랑스에 있을 때 따라가면 안되겠냐고 했다. 저는 안 된다고 했다”며 “결국 폭로자의 팩트가 사실에 얼마나 부합한가, 그것이 고백자의 진실한 감정인가, 고백자의 의도는 무엇인가 하는 차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동덕여대의 윤리위원회 소환 소명 계획에 관해서는 “수업시간의 내 발언이 학생들에게 사과할만한 발언이 아닌데도 사과를 강요하는 건 아주 억울한 일”이라며 “왜 내가 아무데나 가서 사과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하 교수는 “내가 교수로서 교실에서 한 말은 전체 맥락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지엽적인 부분만 따지는 것은 폭력에 가깝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덕여대 소속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학생들은 하 교수의 발언에 항의하며 “하일지는 물러가라” “교수님 사과하세요”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한편 동덕여대는 윤리위원회를 진행해 하 교수의 성추행 의혹 사실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