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의용·서훈, 방미 일정 돌입
“대화 성사가 가장 급한 일”
백악관 회동 등 3차례 만남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대북특별사절단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왔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8일 미국 워싱턴으로 떠났다.

이번 방미 일정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방문단은 방북 결과를 전달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아직 공개하지 않은 북한의 ‘메시지’도 전달할 계획이어서 이번 방문이 북미대화라는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실장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해 2박 4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해 “우선은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방북 기간 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밝힌 비핵화 의지와 북미대화 용의를 미국 측에 전달하고 북미대화를 설득한다는 것이 이번 방미 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대북특사단과의 면담에서 비핵화 대화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히고 대화 기간에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재개가 없을 것이란 약속을 한 바 있다. 특히 정 실장에 따르면 북측은 미국에 전달할 별도의 입장을 특사단에 밝혔다.

정 실장은 그러나 북한 메시지에 대해선 일절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를 위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아직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할 단계까지 와 있지는 않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이 미국에 전할 북한의 입장에 대해 “북미회담에 임하려는 북한의 의지와 자세, 또는 비핵화에 대한 더 구체적인 북측의 발언을 중심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 이상의 생생한 내용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방미단은 미국 고위 인사와 총 세번에 걸쳐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첫 만남은 미국 안보 및 정보 관련 수장과 함께할 예정이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 대북 관련 부처 장관과 ‘2+3 회동’ 형태로 만남을 이어간다. 마지막으로 9일쯤 백악관 회동을 할 예정이지만, 회동 대상과 구체적인 일정은 미국 측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최소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북 강경파인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구체적인 핵폐기 조치를 취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미국 행정부와 정보당국에선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 표명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방미단의 활동 결과를 전달받은 미국이 북한의 진정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북미대화 성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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